진보진영에서 처음으로 직선 교육감 선거에 당선된 김상곤 경기도교육감(59)이 고양 · 화성국제고 설립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이에 따라 고양 · 화성국제고를 둘러싸고 김 교육감과 주민들 간 갈등이 더욱 격화될 전망이다.

김 교육감은 6일 오후 경기도교육청 대강당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기자들과 만나 "고양 · 화성에서 진행돼 온 국제고 설립 절차를 존중하나 앞으로 교육청에서 검토 · 점검해야 할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와 관련해 "특목고가 원래 설치 목적대로 운영되지 않아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경우도 있는데 이런 문제가 공교육 활성화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도 점검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김 교육감의 입장에 대해 고양 · 화성국제고가 들어서는 인근 지역의 주민들은 불만이 극에 달한 상태다.

백성운 한나라당 의원(일산 동구)은 "주민들과 약속하고 교과부 승인까지 받은 국제고 설립을 중도에 그만두는 것은 자치 원칙에 어긋날 뿐만 아니라 법적으로도 옳지 않다"며 김 교육감을 강하게 비난했다.

김 교육감은 또 현 정부의 교육정책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입장을 유지하며 거리를 뒀다. 그는 "새 정부 들어 의욕적으로 펼치는 교육정책도 우리나라 교육의 문제와 한계를 가중하는 부분이 있다"며 "문제와 한계란 서열화,특권교육,대물림교육을 말한다"고 지적했다.

김 교육감은 아울러 "혁신학교 · 무상급식 · 고교평준화를 3대 핵심공약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당장 이달 하순 혁신학교 지정 대상 학교를 결정하고 다음 달에는 마스터플랜을 세우겠다는 구상이다. 저소득층 자녀 대상 무상급식은 내년까지 10% 수준으로,초등학생은 내년까지 전원에게 실시하겠다는 계획이다. 광명 안산 의정부 지역 고교 평준화도 이르면 2011년,늦어도 2012년까지 실시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이날 인천에서 대통령 행사가 있다는 이유로 자리에 참석하지 않았다. 대신 안양호 경기도 행정1부지사가 김 지사의 축하글을 대신 낭독했다. 지역 교육을 총괄하는 수장인 시 · 도교육감의 취임식에 해당 시 · 도지사가 참석하지 않은 것은 이례적이다.

수원=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