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강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세계 축구계를 평정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 평등주의 바람이 몰아칠 태세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에 따르면 앤디 번햄 영국 문화부 장관은 7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첼시,리버풀,아스널 등 '빅4'가 독식하고 있는 막강한 축구자본의 집중을 막고 수익을 보다 균등하게 나눌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프리미어리그 에버턴 팬이기도 한 번햄 장관은 "'빅4' 구단들이 챔피언스리그 등 유럽 무대에서 획득한 막대한 부를 다른 팀들과 나눌 필요가 있다"며 10억파운드에 달하는 TV 중계권료와 스폰서십 수익을 프리미어리그 20개 구단에 보다 균등하게 분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각 팀당 선수 규모도 줄이고,선발 출전 선수 중 일정 수는 잉글랜드 선수를 기용하는 선수쿼터제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번햄 장관은 지난 5일 리처드 스쿠다모어 프리미어리그 회장을 만나 프리미어리그 개혁안을 논의했다.

영국 정부가 이처럼 축구경기 '게임의 룰'까지 간섭하고 나선 것은 지나친 자본 집중으로 '경쟁의 균형'이 깨졌다고 판단해서다. 거금이 걸린 주요 대회를 휩쓰는 소수의 강팀들이 자본력을 바탕으로 고액의 해외 축구스타들을 대거 영입하고 선수단 규모를 키우면서 약팀과의 격차가 지나치게 커졌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강팀군과 약팀군,중간 그룹의 구분이 너무 확연해져 하위 팀이 상위 팀으로 '신분 상승'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는 설명이다.

번햄 장관은 "영국 정부는 소수 지역이 아니라 전국 각지 축구 서포터들의 시각을 대변할 의무가 있다"며 "축구 자체는 정부가 다룰 업무가 아니지만 공공의 이해관계가 얽힌 게임에 대해선 정부도 손을 놓고 있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