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트는 크라이슬러 생산공장에 소형차를 공급하고 크라이슬러 판매망을 통해 미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폭스바겐그룹도 대중차 브랜드 폭스바겐과 고급차 아우디,스포츠카 포르쉐에 이르는 다양한 라인업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공략을 한층 강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골프 등 고연비 소형차를 앞세운 폭스바겐은 이미 올 1분기 판매에서 GM을 제치고 글로벌 2위로 올라서는 등 빠르게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프랑스 르노가 GM 산하 브랜드인 새턴 매입을 추진하고,중국 지리자동차가 포드 계열 볼보 또는 GM 계열 사브 인수를 타진하는 것 역시 미국 시장을 노린 포석이어서 국내 업체들이 긴장하고 있다. 현대 · 기아차 관계자는 "현재로선 글로벌 자동차업계의 이합집산이 시작 단계라 어떻게 마무리될지 예단하기 어렵다"면서도 "꾸준한 수요가 이어지는 미국 소형차 시장을 염두에 둔 행보여서 대책을 서두르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 · 기아차가 글로벌 추세에 대응,국내외 M&A(인수 · 합병)에 나설 가능성에 대해서는 "덩치를 키우기보다는 해외생산 확대와 브랜드 마케팅 강화 등 독자성장 전략을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피아트 등이 지금 주도하고 있는 자동차산업 구조 변화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기 힘들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합병 또는 제휴의 시너지 효과를 얻기 위해선 이질적인 기업문화를 통합해야 하고 대규모 구조조정도 필수적이지만 노조 반발 등을 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