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일본 게임기업체인 닌텐도의 질주는 멈추지 않았다.

닌텐도는 7일 2008회계연도(2008년 4월~2009년 3월) 매출이 1조8386억엔(약 23조9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9.9% 증가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영업이익은 5553억엔(약 7조2000억원),순이익은 2790억엔(약 3조6000억원)으로 각각 14.0%와 8.5% 늘었다. 모두 사상 최대다.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무려 30.2%였다.

닌텐도의 최근 3년간 성장은 눈부시다. 지난 회계연도 실적을 2005회계연도와 비교하면 매출은 3.6배,영업이익은 6.1배 불었다. 이 같은 초고속 성장은 휴대용 게임기인 '닌텐도DS'와 가정용 게임기인 '위(Wii)'가 대히트를 친 덕분이다. 2004년 11월 나온 '닌텐도DS'는 지난해에만 세계에서 3118만대 팔려 누계로 1억178만대의 판매 기록을 세웠다.

게임기 사상 가장 짧은 기간에 1억대 판매를 달성한 것이다. 터치펜으로 남녀노소가 손쉽게 조작할 수 있게 만든 '닌텐도DS'는 '뇌 훈련' 게임 등을 통해 중장년층도 게임 소비자로 흡수한 것이 성공요인으로 꼽힌다. 또 '영어학습' 게임 등을 개발해 게임기에 대한 부모들의 거부감을 없앤 것도 주효했다. '마리오 카트'나 '뇌 훈련' 등 100만개 이상 팔린 게임 소프트웨어만도 91개에 달했다.

2006년 12월 첫선을 보인 '위'도 가족들이 거실에 모여 1~2시간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자동차 경주나 볼링 테니스 등을 게임 소프트웨어로 개발해 큰 인기를 모았다. '위'는 지난 1년간 세계에서 2595만대,누계로는 5039만대가 팔렸다.

닌텐도 게임기는 특히 해외 매출 비중이 높다. 지난 회계연도 매출 중 87.5%인 1조6096억엔을 외국에서 벌어들였다. 지역별로는 북남미 지역에서 7957억엔,유럽에서 7263억엔,아시아 등에서 813억엔의 매출을 올렸다.

닌텐도는 2009회계연도에는 세계 경기침체의 여파로 지난해와 같은 고속성장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닌텐도가 예상하는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다소 줄어든 1조8000억엔과 4900억엔이다. 하지만 순이익은 엔화 약세로 인해 전년보다 7.5% 늘어난 3000억엔을 달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부문별로는 게임기 '위'의 수출이 호조를 지속해 국내 판매 부진을 만회할 것으로 예상했다. 닌텐도는 올해 평균환율을 달러당 100엔,유로당 130엔으로 예측했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