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만에 폐기된 '김무성 카드'… 또 '두 나라당'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박근혜 "당헌ㆍ당규 어겨가며 원내대표 추대 반대"
당ㆍ청 '당혹'… '친박 포용' 구상 출발부터 꼬여
당ㆍ청 '당혹'… '친박 포용' 구상 출발부터 꼬여
한나라당 지도부가 야심차게 꺼내든 '친박 김무성 원내대표 추대' 카드가 하루만에 사실상 폐기됐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7일 '원칙에 어긋난다'며 반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4 · 29 재보선 참패를 당 화합 인사로 돌파하려던 청와대와 당 지도부의 구상이 출발부터 꼬이면서 한나라당이 사실상 '두 나라 당'임을 그대로 보여줬다.
미국을 방문 중인 박 전 대표는 이날 '김무성 카드'에 대해 "당헌 · 당규를 어겨가면서 그런 식으로 원내대표를 하는 것에 나는 반대"라며 "당이 잘해서 국민의 지지를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명박 대통령과 박희태 당 대표가 전날 청와대 회동에서 계파를 초월한 탕평인사에 의견을 모으고 김 원내대표 추대를 공식화한 지 하루만이다.
박 전 대표의 반대는 친박에 자리 하나 주는 것으로 위기를 돌파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차제에 여권 전체를 쇄신해 친이 독식 구도를 깨야 한다는 의중이 담겨있다는 분석이다. 당장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천의 공정성 등을 담보하겠다는 강한 의지의 표현으로 보인다.
한 친박계 인사는 "친이 측이 선거 참패의 책임을 덮기 위해 김무성 원내대표설을 흘린 것 아니냐"며 "진정성이 의심가는데 덜컥 친박 원내대표 카드를 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인사는 "이런 중대한 카드라면 사전에 박 전 대표에게 양해를 구하는 게 순서였다"며 절차상 하자를 지적했다.
당 지도부는 리더십에 타격을 받게 됐다. 박희태 대표는 "어제 청와대 회동이 끝난 뒤 (박 전 대표와의 통화는) 시간상 도저히 안 되겠고 간접적으로 전하도록 이야기는 했는데 참으로 골치아프게 됐다"며 "정치란 후보 간에 조정도 하고 타협도 하는 게 비일비재하고 여러 방안도 있는데 플러스가 아니라 마이너스가 됐다"고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청와대도 당혹스럽긴 마찬가지다. 한 핵심 참모는 "난감하게 됐다. 좀 지켜보자"며 "청와대는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내부에선 "너무하는 것 아니냐","그럼 도대체 어떻게 하겠다는 것이냐"는 등의 불만도 터져나온다. 선거 참패를 계기로 친박 진영을 본격적으로 끌어안아 경제살리기 등 국정에 대한 장악력도 한층 높이겠다는 구상이 어그러지게 된 데 대한 우려다.
당사자인 김무성 의원은 "할 말이 없다"면서 "박 전 대표의 진의를 들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부터 한다고 이야기를 한 적이 없다"면서 "지금부터 생각해 보겠다"며 입을 닫았다. 김무성 카드가 무산되면 원내대표 경선구도는 다시 친이계인 안상수 정의화 황우여 의원의 대결구도로 돌아가게 된다.
김유미/홍영식 기자 warmfront@hankyung.com
미국을 방문 중인 박 전 대표는 이날 '김무성 카드'에 대해 "당헌 · 당규를 어겨가면서 그런 식으로 원내대표를 하는 것에 나는 반대"라며 "당이 잘해서 국민의 지지를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명박 대통령과 박희태 당 대표가 전날 청와대 회동에서 계파를 초월한 탕평인사에 의견을 모으고 김 원내대표 추대를 공식화한 지 하루만이다.
박 전 대표의 반대는 친박에 자리 하나 주는 것으로 위기를 돌파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차제에 여권 전체를 쇄신해 친이 독식 구도를 깨야 한다는 의중이 담겨있다는 분석이다. 당장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천의 공정성 등을 담보하겠다는 강한 의지의 표현으로 보인다.
한 친박계 인사는 "친이 측이 선거 참패의 책임을 덮기 위해 김무성 원내대표설을 흘린 것 아니냐"며 "진정성이 의심가는데 덜컥 친박 원내대표 카드를 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인사는 "이런 중대한 카드라면 사전에 박 전 대표에게 양해를 구하는 게 순서였다"며 절차상 하자를 지적했다.
당 지도부는 리더십에 타격을 받게 됐다. 박희태 대표는 "어제 청와대 회동이 끝난 뒤 (박 전 대표와의 통화는) 시간상 도저히 안 되겠고 간접적으로 전하도록 이야기는 했는데 참으로 골치아프게 됐다"며 "정치란 후보 간에 조정도 하고 타협도 하는 게 비일비재하고 여러 방안도 있는데 플러스가 아니라 마이너스가 됐다"고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청와대도 당혹스럽긴 마찬가지다. 한 핵심 참모는 "난감하게 됐다. 좀 지켜보자"며 "청와대는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내부에선 "너무하는 것 아니냐","그럼 도대체 어떻게 하겠다는 것이냐"는 등의 불만도 터져나온다. 선거 참패를 계기로 친박 진영을 본격적으로 끌어안아 경제살리기 등 국정에 대한 장악력도 한층 높이겠다는 구상이 어그러지게 된 데 대한 우려다.
당사자인 김무성 의원은 "할 말이 없다"면서 "박 전 대표의 진의를 들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부터 한다고 이야기를 한 적이 없다"면서 "지금부터 생각해 보겠다"며 입을 닫았다. 김무성 카드가 무산되면 원내대표 경선구도는 다시 친이계인 안상수 정의화 황우여 의원의 대결구도로 돌아가게 된다.
김유미/홍영식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