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

“공을 많이 들였지만 도대체 속내를 안비치니... 잘 해보시란 얘기가 덕담인지 진짜 도와주겠다는 건지 감을 잡기가 쉽지 않습니다”

국회의원 3∼4선쯤 되면 선거에 관한한 전문가급이 됩니다. 본인 선거 외에 당의 대통령 후보경선 등의 주요 선거까지 옆에서 도운 경우라면 유권자의 표심을 읽어내는 데는 남다른 직감과 통찰력을 갖게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하지만 선거경력이 많은 국회의원들도 애를 먹는 선거가 있습니다. 바로 당내 의원들을 대상으로 치르는 원내대표 경선입니다. 여당이야 대통령과의 조율을 통해 원내대표를 사전에 일정 부분 교통정리를 하니까 상대적으로 쉬운 편입니다만 야당은 개별 의원들의 투표성향이 크게 좌우합니다. 특히 과거와 달리 계파규모도 작은데다 경계도 뚜렷하지 않아 표심파악이 훨씬 여의치 않아졌다고 합니다. 의원들 사이에서는 대통령 선거 예측보다 어렵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입니다.

실제 민주당 원내대표 경선에 나온 한 의원은 “국회의원이라는 세상에서 제일 까탈스럽고 어려운 유권자 대상 선거이다보니 표심을 파악하기가 어렵다”고 토로하고 있습니다. 평소 편하게 지낸 한 재선 의원도 “그문제는 제발 물어보지 말아 달라”며 회피할 정도입니다. 민주당의 뜨거운 감자인 정동영 의원의 복당 문제에 대해서는 소신을 명확히 밝히는데 원내대표 후보는 이상하리만큼 속내를 비치지 않는 경향이 강합니다.

“개개인이 입법기관이라는 자존심이 강한데다 자칫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표심을 보였다가 나중에 타 후보와 껄끄러워지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것 같다”는 게 당내 관계자의 설명입니다.

김부겸 이강래 이종걸 의원 3파전으로 예상됐던 민주당의 원내대표 경선이 박지원 의원의 가세전망에 한치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습니다. 후보등록 마감일인 8일에 가봐야 알겠지만 경선참여를 밝힐 경우 기존 후보들의 표계산이 복잡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분위기는 4선급인데 실제 박 의원은 재선이다.하지만 오랜정치 활동으로 당내 우호세력이 적지않아 경선참여시 최대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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