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혼란만 더한 정유사 공급가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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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호 산업부 기자 dolph@hankyung.com
"눈가리고 아웅이지,소비자들에게 괜히 혼란만 주는 정책을 왜 내놓습니까. "(아이디 mrhan)
휘발유 경유 등 석유제품의 정유사별 주유소 공급가격이 처음 공개된 8일.각 포털 사이트에선 누리꾼들로부터 볼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소비자들이 기대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엉뚱한 조사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이날 정부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4개 정유사 중 SK에너지의 대리점 및 주유소 평균 공급가격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최종 주유소 판매가격은 반대로 SK에너지가 가장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주유소에서 가장 비싸게 팔리는 정유사의 석유제품이 공급가격은 제일 낮으니 소비자들은 어리둥절할 수밖에 없었다.
가격 착시현상이 일어난 이유는 무엇일까. 답은 이번 정책 시행의 근거가 되는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사업법' 개정안에서 찾을 수 있다. 개정안은 가격 공개의 범위를 '정유사가 대리점 및 주유소 · 일반 판매소에 공급한 석유제품의 평균가격'으로 규정하고 있다. 정유사가 기름을 대는 모든 공급처의 평균 공급가격이란 얘기다. 당초 대리점별,주유소별 공급가격까지 모두 따로 공개하려고 했던 정부가 정유사들의 '영업비밀'이 침해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가격공개 범위를 뭉뚱그려 놓은 것이다.
문제는 정유사별 유통구조가 다르다는 데 있다. SK에너지는 그룹 관계사이자 중간도매상인 SK네트웍스에 전체 물량의 95.6%를 공급한다. 이날 SK에너지가 공개한 공급가격은 사실상 주유소가 아닌 대리점인 SK네트웍스에 넘긴 가격이다. SK네트웍스에서 주유소로 넘어갈 때 발생하는 중간 마진이 빠져 있으니 가격이 싸보일 수밖에 없다.
정유사들의 반발을 무릅쓰고 가격공개를 밀어붙인 정부는 냉랭한 시장반응에 당황해하고 있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유통단계별 공급가격을 모두 공개하지 않는 한 100% 완벽한 정책은 나올 수 없다"고 말했다. 2년 일몰제인 이 제도는 적어도 2011년 4월까지 시행된다. 가격공개 기준을 통일하는 등 운영의 묘를 살려야 하지 않을까. 정유사들도 '그것 봐라'식의 방관자적인 태도는 버려야 한다. 정부 못지않게 정유사를 바라보는 소비자들의 시선도 곱지 않기 때문이다.
휘발유 경유 등 석유제품의 정유사별 주유소 공급가격이 처음 공개된 8일.각 포털 사이트에선 누리꾼들로부터 볼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소비자들이 기대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엉뚱한 조사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이날 정부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4개 정유사 중 SK에너지의 대리점 및 주유소 평균 공급가격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최종 주유소 판매가격은 반대로 SK에너지가 가장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주유소에서 가장 비싸게 팔리는 정유사의 석유제품이 공급가격은 제일 낮으니 소비자들은 어리둥절할 수밖에 없었다.
가격 착시현상이 일어난 이유는 무엇일까. 답은 이번 정책 시행의 근거가 되는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사업법' 개정안에서 찾을 수 있다. 개정안은 가격 공개의 범위를 '정유사가 대리점 및 주유소 · 일반 판매소에 공급한 석유제품의 평균가격'으로 규정하고 있다. 정유사가 기름을 대는 모든 공급처의 평균 공급가격이란 얘기다. 당초 대리점별,주유소별 공급가격까지 모두 따로 공개하려고 했던 정부가 정유사들의 '영업비밀'이 침해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가격공개 범위를 뭉뚱그려 놓은 것이다.
문제는 정유사별 유통구조가 다르다는 데 있다. SK에너지는 그룹 관계사이자 중간도매상인 SK네트웍스에 전체 물량의 95.6%를 공급한다. 이날 SK에너지가 공개한 공급가격은 사실상 주유소가 아닌 대리점인 SK네트웍스에 넘긴 가격이다. SK네트웍스에서 주유소로 넘어갈 때 발생하는 중간 마진이 빠져 있으니 가격이 싸보일 수밖에 없다.
정유사들의 반발을 무릅쓰고 가격공개를 밀어붙인 정부는 냉랭한 시장반응에 당황해하고 있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유통단계별 공급가격을 모두 공개하지 않는 한 100% 완벽한 정책은 나올 수 없다"고 말했다. 2년 일몰제인 이 제도는 적어도 2011년 4월까지 시행된다. 가격공개 기준을 통일하는 등 운영의 묘를 살려야 하지 않을까. 정유사들도 '그것 봐라'식의 방관자적인 태도는 버려야 한다. 정부 못지않게 정유사를 바라보는 소비자들의 시선도 곱지 않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