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쿠르트 아줌마'로 유명한 국내 대표적인 발효유 전문 업체 한국야쿠르트가 10일 창립 40주년을 맞는다.

1961년 5 · 16 직후 박정희 당시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 경호실장 출신인 윤덕병 회장(사진)이 회사를 설립한 것이 1969년 5월10일.윤 회장은 출자와 함께 먼 일가친척이자 건국대 축산대학장이었던 윤쾌병 박사에게 사장직을 맡겨 일본야쿠르트로부터 기술을 전수해 이 땅에 첫 발효유 사업을 시작했다. 사업 초기 '유산균 발효유'를 내세웠지만 소비자들로부터 '균을 어떻게 돈 주고 사 먹느냐' '병균을 팔아먹는다'며 반발에 부딪쳐 애로를 겪은 것은 유명한 일화다.

이후 다양한 샘플링 마케팅을 통해 유산균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을 바꿔 놓으면서 야쿠르트 판매는 탄력을 받게 된다. 1977년 8월 하루 판매량이 100만병을 넘어선 뒤 1994년 4월에는 800만병을 돌파하기에 이르렀다. 특히 2000년 9월에는 '헬리코박터 프로젝트'로 유명한 위 건강에 좋은 기능성 발효유 '윌'을 내놓으면서 일본야쿠르트로부터 기술적 독립까지 이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윌에 이어 쿠퍼스 등으로 아이템을 확대하고,라면과 음료사업까지 가세해 지난해 매출 1조원을 돌파하면서 식품업계 '1조 클럽'에도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1971년 47명에 불과한 '야쿠르트 아줌마'는 이제 1만3500여명으로 늘어났다.

한국야쿠르트의 성공 스토리를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윤 회장의 기업 철학.회사 출범 10년 만에 맞은 1979년 '파지사건'은 대표적인 예다. 당시 평택공장의 배양탱크에서 파지가 오염돼 요구르트 배양액에 유산균 숫자가 부족해졌다. 연구소 자체 조사 결과 정상적인 배양액을 섞어 제품화하면 아무 문제가 없다는 결론이 나왔으나,윤 회장은 당시로서는 거액인 3억원어치의 배양액을 모두 폐기하라고 지시했다. 소비자를 속이기 전에 자신을 기만할 수 없다는 신념에서다.

올해 82세인 윤 회장은 경영 전반을 전문 경영인에게 맡기고 있지만 사회공헌 활동만은 아직도 본인이 직접 챙기고 있다. 전 임직원의 급여에서 1%씩 회비를 걷어 1억원의 기금을 모아 1975년 '불우이웃돕기위원회'를 만들었다. 이 위원회는 1980년 '사랑의 손길펴기회'로 이름을 바꿔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윤 회장은 지난해에는 한국경영인협회로부터 '가장 존경받는 기업인'으로 뽑히기도 했다.

윤 회장은 외부에 모습을 드러내길 꺼린다. 8일 열린 창립 40주년 기념식에도 불참했다. '지방 공장을 둘러봐야 한다'는 것이 불참 이유였다고 한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