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장흥의 ‘아트파크’ 인근에 맛깔스런 공간의 미감(美感)이 넘쳐나는 미술관이 최근 문을 열었다. 수려한 자연의 풍광과 어우러져 한껏 멋을 부린 건물이 돋보이는 미술관이다.

한국화가 안상철(1927~1993)의 작품을 전시하는 공간이다. 안상철은 생전 작품활동에서 동양화 장르를 뛰어 넘어 입체작품과 모빌작품,추상작품 등 다양한 시도를 했던 작가로 유명하다.

미술관설계에서 건축가는 자신의 건축관을 내세우기 보다는 작가의 작품 세계를 철저하게 분석해 작가의 정체성을 찾아내고, 이 컨셉트를 건물에 가감없이 담아내야 한다. 주변 환경과의 조화도 필수과제다. 이런 복잡한 과정을 가장 충실하게 소화해낸 건물이 미술관으로서 걸작이라고 할 수 있다.

안상철 미술관은 그런 의미에서 꽤 성공적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부지에 높낮이가 심해 건물 앉히기가 쉽지 않았음에도 이를 잘 소화해냈다. 앞쪽엔 12m의 도로가 있고, 또 다른 쪽에서는 호수가 훤히 보이는 배경을 갖고 있다. 대지의 아래와 위쪽으로는 7.5m 정도의 고저 차가 있다.

이처럼 건물 부지가 옹색한 경우 대부분은 땅을 평지로 정리하고,뒤쪽에는 옹벽을 쌓는 방식으로 건물을 짓는다. 하지만 안상철 미술관을 설계한 건축가는 경사지를 최대한 살려서 건물을 배치했다. 건물 외형을 지형에 순응하는 형상으로맞추기 위해 경사지를 따라 호수 쪽으로흐르듯이 부드럽게 만들었다. 이 때문에자연 속에 묻힌 또 하나의 자연구조물을보는 듯하다.

외관에 맞춰 미술관내 부동선도 재미있게 꾸며졌다. 입구를 부지의 가장 높은곳에 두고, 전시공간은 아래쪽으로 물길 흐르듯이 배치했다. 입구쪽 휴식공간과 카페를 지나 전시공간을 따라가다보면 어느새 호수 전경을 가득 품은 앞마당에 다다른다.

또 건물은 위쪽에서 보면 ㄷ자형 모양새를 하고있다. 가운데 중정이 있다. 덕분에 전시장을 돌다 지친 관람객들은 잠시 상쾌한 기분전환도 할 수 있다. 중정에서 조금 더 발길을 옮기면 호수로 연결되는 산책로도 있다. 폐쇄된 중정과 자연이 소통하는 숨통의 역할도 한다. 막힌 듯 트이고, 트인 듯 막힌 공간구조가 관람객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미술관에는 두 곳의 상설 전시장과 네 곳의 기획전시실이 있다. 이들 공간은 벽을 통해서 각 전시실을 분리한게 아니라 자연지형에 따른 높낮이를 통해서 자연스럽게 구분시켰다. 언뜻보면 하나의 공간처럼 보인다. 개별공간을 유기적으로 연결시킨 건축가의 재치와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각각의 전시공간에는 작가의 작품 성격이 일일이 반영돼 있다. 문인화와 채색화 등 평면화는 자연광을 차단해야 작품 보존이 된다. 이 때문에 대지지형을 이용해 지하에 꾸몄다. 입체작품은 자연광을 받아들여야 작품의 디테일이 살아난다.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높은 곳에 뒀다. 지형 특성과 작품별 특성을 연계해 공간 배치를 깔끔하게 처리한 건축가의 센스가 뛰어나다.

건축가는 외벽재료에서 도전시작품의 특징을 반영했다. 꼼꼼히 보면 또 다른 재미를 느끼게 해준다. 건물4개면의 재료를 모두 다르게 사용함으로써 작가가 생전에 노력했던 다양한 예술적 시도를 담아보려고 했단다. 동측은 입체작품에 사용되는 목재를, 남측엔 수묵화와 호수를 의미하는 반사유리를, 서측엔 채색화 배경이 된 크라프트지를의미하는 황토벽을,북측은 모든 재료를 통합하는 노출 콘크리트를 사용했다. 건물의 기단에는 이들 재료를 하나로 묶는 의미를 담은 강변 자갈돌이 활용됐다.

관람객이 여기까지 읽어내기는 쉽지 않을것 같다. 그러나 예술가의 숨은 특성까지 건물 구석구석에 담아내고자한 건축가의 세심한 배려는 관람객을 기분 좋게 한다. 주말이나 휴일쯤 마음먹고 다녀와도 시간이 아깝잖은공간임에 틀림없는 곳이다.

김남훈명지대학교건축학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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