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춘의 '국제경제 읽기'] '증시 사이클 큐브'로 본 한국주가 '괜찮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미국 금융사를 대상으로 한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가 나오자마자 향후 장세를 둘러싼 논쟁이 월가뿐만 아니라 국내 증시에서도 가열되고 있다.
'조만간 조정될 것이다'(베어 마켓 랠리)라는 시각이 있는가 하면 '앞으로 계속 상승할 것이다'(불 마켓 랠리)'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한 나라의 주가를 예측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그 중 하나가 증시와 경제가 고도의 복합시스템임을 착안해 만든 '사이클 큐브'를 통한 예측 방안인데 최근 주목받고 있다. 대부분의 예측론자는 지나간 과거를 토대로 예측모델을 개발하려는 경향이 있다. 이 모델들은 현실을 지나치게 단순화시켜 주가변동을 유발하는 복합변수들을 제대로 규명하지 못한다.
그동안 국내 증권사의 주가 예측을 되돌아보면 이런 모델들의 비효율성이 그대로 드러난다. 정작 예측이 필요할 때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그런가 하면 주가의 방향이 바뀌거나 게임의 규칙이 변한 한참 뒤에야 비로소 '터닝포인트'를 알린다고 요란을 떠는 경우가 많았다.
증시의 복잡성은 대부분 국내 증권사들이 의존하는 것처럼 불과 몇 개의 선행지표로 포착할 수는 없다. 현재 미국의 '경제 사이클 연구소'(ECRI)의 경기예측 모델이 이 분야에서 세계를 평정할 정도로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경제 사이클 큐브'라는 다차원적 모델 덕분이었다. ECRI 모델에서는 복잡한 현실 세계에서 발생하는 모든 사건을 예의주시하고 다양한 지표를 통해 경제 분야에서 형성되는 방향성과 추세 변화를 놓치지 않는다.
경기예측 분야에서 가장 앞서가는 ECRI의 '경제 사이클 큐브'를 간단히 소개하면 경제성장과 고용 인플레 등 크게 3차원으로 구성된다. 경제성장은 다시 무역과 국내 경제활동으로,이 중 국내 경제활동은 부문별 장단기 선행지수로 구분된다. ECRI는 이 모델을 통해 100개 이상의 선행지수를 통합함으로써 보다 정확하고 신뢰받는 예측을 추론해낸다.
증시에서도 '증시 사이클 큐브'라는 다차원적 모델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이 모델의 성격상 가능한 한 많은 변수를 고려해야 하지만 통계기법상 요인 분석을 통해 우리 주가의 결정요인을 보면 대외적으로는 △외국인 매매 △중국 증시 움직임,대내적으로는 △성장률 추이 △경상수지 흑자 여부 순으로 영향력이 큰 것으로 나온다.
올 들어 외국인들의 순매수 규모는 6조7000억원이 넘는다. 변수가 많지만 현재 환율이 적정수준보다 높은 점을 감안하면 저가 메리트와 환차익을 겨냥한 단순 포트폴리오상의 이익만 따지더라도 한국 증시는 여전히 매력적인 상태다. 또 중국 증시가 의외로 강하다. 주요인은 대규모 경기부양책 등에 따른 '정책랠리' 성격이 짙고 다른 국가보다 빠른 경기회복세가 가세하고 있으며,미국이 어려워질수록 중국으로 몰리는 현상도 주목된다.
대내적으로는 우리 경제전망이 가장 큰 변수다. 올해 성장률은 -2%대로 예상되지만 증시에서 더 중요한 것은 경기순환상의 흐름이다. 대부분의 예측기관은 2분기 저점을 기록한 후 올 하반기부터는 회복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우리처럼 외환위기를 겪은 상황에서 성장률 못지 않게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가 경상수지다. 대부분의 기관은 올해 경상수지가 최소 150억달러 이상의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같은 증시에 영향이 큰 변수를 '증시 사이클 큐브'에 넣고 주가를 전망해 보면 비관론자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그렇게 어둡게 나오지 않는다. 다만 앞으로 주가상승 속도는 종전보다 둔화되는 것으로 나온다. 그런 만큼 너무 성급한 마음으로 펀드를 환매해 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것은 자제해야 할 때다.
객원 논설위원 schan@hankyung.com
'조만간 조정될 것이다'(베어 마켓 랠리)라는 시각이 있는가 하면 '앞으로 계속 상승할 것이다'(불 마켓 랠리)'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한 나라의 주가를 예측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그 중 하나가 증시와 경제가 고도의 복합시스템임을 착안해 만든 '사이클 큐브'를 통한 예측 방안인데 최근 주목받고 있다. 대부분의 예측론자는 지나간 과거를 토대로 예측모델을 개발하려는 경향이 있다. 이 모델들은 현실을 지나치게 단순화시켜 주가변동을 유발하는 복합변수들을 제대로 규명하지 못한다.
그동안 국내 증권사의 주가 예측을 되돌아보면 이런 모델들의 비효율성이 그대로 드러난다. 정작 예측이 필요할 때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그런가 하면 주가의 방향이 바뀌거나 게임의 규칙이 변한 한참 뒤에야 비로소 '터닝포인트'를 알린다고 요란을 떠는 경우가 많았다.
증시의 복잡성은 대부분 국내 증권사들이 의존하는 것처럼 불과 몇 개의 선행지표로 포착할 수는 없다. 현재 미국의 '경제 사이클 연구소'(ECRI)의 경기예측 모델이 이 분야에서 세계를 평정할 정도로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경제 사이클 큐브'라는 다차원적 모델 덕분이었다. ECRI 모델에서는 복잡한 현실 세계에서 발생하는 모든 사건을 예의주시하고 다양한 지표를 통해 경제 분야에서 형성되는 방향성과 추세 변화를 놓치지 않는다.
경기예측 분야에서 가장 앞서가는 ECRI의 '경제 사이클 큐브'를 간단히 소개하면 경제성장과 고용 인플레 등 크게 3차원으로 구성된다. 경제성장은 다시 무역과 국내 경제활동으로,이 중 국내 경제활동은 부문별 장단기 선행지수로 구분된다. ECRI는 이 모델을 통해 100개 이상의 선행지수를 통합함으로써 보다 정확하고 신뢰받는 예측을 추론해낸다.
증시에서도 '증시 사이클 큐브'라는 다차원적 모델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이 모델의 성격상 가능한 한 많은 변수를 고려해야 하지만 통계기법상 요인 분석을 통해 우리 주가의 결정요인을 보면 대외적으로는 △외국인 매매 △중국 증시 움직임,대내적으로는 △성장률 추이 △경상수지 흑자 여부 순으로 영향력이 큰 것으로 나온다.
올 들어 외국인들의 순매수 규모는 6조7000억원이 넘는다. 변수가 많지만 현재 환율이 적정수준보다 높은 점을 감안하면 저가 메리트와 환차익을 겨냥한 단순 포트폴리오상의 이익만 따지더라도 한국 증시는 여전히 매력적인 상태다. 또 중국 증시가 의외로 강하다. 주요인은 대규모 경기부양책 등에 따른 '정책랠리' 성격이 짙고 다른 국가보다 빠른 경기회복세가 가세하고 있으며,미국이 어려워질수록 중국으로 몰리는 현상도 주목된다.
대내적으로는 우리 경제전망이 가장 큰 변수다. 올해 성장률은 -2%대로 예상되지만 증시에서 더 중요한 것은 경기순환상의 흐름이다. 대부분의 예측기관은 2분기 저점을 기록한 후 올 하반기부터는 회복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우리처럼 외환위기를 겪은 상황에서 성장률 못지 않게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가 경상수지다. 대부분의 기관은 올해 경상수지가 최소 150억달러 이상의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같은 증시에 영향이 큰 변수를 '증시 사이클 큐브'에 넣고 주가를 전망해 보면 비관론자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그렇게 어둡게 나오지 않는다. 다만 앞으로 주가상승 속도는 종전보다 둔화되는 것으로 나온다. 그런 만큼 너무 성급한 마음으로 펀드를 환매해 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것은 자제해야 할 때다.
객원 논설위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