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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재여록] 노무현 닮아가는 검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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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도원 사회부 기자 van7691@hankyung.com
    지난 7일 오후 3시께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별관 1층 기자실에서 열린 '박연차 게이트' 수사 브리핑.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기자들과의 문답에 앞서 거의 매번 했던 당일 조간보도에 대한 해명을 생략했다.

    홍 기획관은 전날만 해도 브리핑에서 개별 언론 보도에 대해 "전혀 잘못된 보도다. 팩트가 아니다","너무 앞서갔다" 등으로 평가하며 사실여부를 일일이 확인해 줬다. 7일에는 "언론에 나온 내용에 대해 뭐라 했더니 해당 기자들이 굉장히 싫어한다"는 이유를 들어 입을 다물었다. 이날은 일부 언론에서 "국가정보원장이 직원을 통해 불구속 기소 의견을 검찰에 전달했다"는 의혹을 제기,기자들이 사실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취재에 열을 올리던 때다. 홍 기획관은 "중수부장 이상 검찰 고위직에 불구속 기소 의견이 전달됐느냐"는 질문에도 "국정원에서 그런 의견을 개진해도 별 의미가 없다"며 즉답을 피했다.

    이 같은 검찰의 태도는 이날 저녁 대검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라온 '노무현 전 대통령 신병 결정이 늦어지고 있는 경위'라는 글에서도 그대로 이어졌다. 조은석 대검 대변인은 이 글에서 의혹과 관련해 "국정원에서 '사실무근'이라는 보도자료를 배포해 따로 대응자료를 내지 않았다"고만 밝혔다. 글 어디에도 보도가 사실인지,허위인지를 명확히 밝히는 내용은 없었다. 이후 지금까지 검찰은 진위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반면 국정원은 같은 날 보도자료를 통해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 및 사법처리 방향과 관련한 의견을 개진한 사실이 전혀 없다"며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그러나 의혹의 또다른 당사자인 검찰이 이렇다 할 입장을 내놓지 않으면서 국민들 마음 속에는 오히려 물음표가 커졌다.

    국민들은 지난달 30일 검찰 소환조사를 받은 노 전 대통령으로부터 이와 비슷한 행태를 목격했다. 노 전 대통령은 당시 검찰청사로 들어가고 나가면서 100만달러의 용처와 혐의에 대한 입장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사실상 침묵으로 일관했다. 또 소환조사에서는 대부분 "기억에 없다","모른다"는 답변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직 대통령으로서 진실을 규명하기 위한 노력보다는 책임회피에 애쓰는 모습이 역력했다. 옛말에 "싸우면서 닮아간다"는 말이 있다. 검찰은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 노 전 대통령이 투영되고 있지 않은지 곰곰 생각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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