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는 날이면 항상 홈쇼핑 · 온라인몰은 매출이 늘고 백화점은 줄까? 답은 '아니오'다.

일반적으로 비오는 날 백화점 매출이 떨어지지만 비가 일찍 그치면 '전화위복'이 되기도 한다. 주말 아침에 비가 살짝 오다 그치면 나들이 가려던 사람들이 백화점으로 발길을 돌리기 때문.김상민 신세계백화점 과장은 "백화점 마케팅 담당자가 가장 좋아하는 날씨는 오전중 흐리거나 10㎜ 미만의 비가 오다 오후에 맑게 개는 날"이라며 "점포별로 매출 신기록을 경신하는 날의 70%가 이런 날씨"라고 말했다.

비가 살짝 내리면 재래시장을 이용하던 소비자들이 상대적으로 쇼핑 · 주차가 편한 대형마트를 많이 찾는다. 물론 비가 많이 오면 대형마트도 매출이 뚝 떨어져 장마철 매출은 평소의 60~70% 이하 수준이다. 반대로 홈쇼핑과 온라인몰은 궂은 날씨일수록 '방콕족'이 늘어 매출이 오른다. 박주범 G마켓 홍보팀장은 "장마철에는 세제,쌀 등 무거운 생필품 판매가 증가하면서 평소보다 매출이 25%가량 높다"며 "황사철과 추운 겨울철도 온라인몰의 성수기"라고 말했다. 그러나 행락철인 꽃피는 봄,가을 단풍철,여름휴가 기간은 대표적인 비수기다. 이달 초 황금연휴(1~5일) 동안에는 날씨가 맑아 나들이 고객이 늘어난 탓에 롯데홈쇼핑의 경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 줄었다. 같은 기간 이마트의 매출이 7.6% 늘어난 것과 대조적이다.

명절이나 대형 스포츠 경기가 있는 날이면 홈쇼핑은 날씨에 관계없이 매출이 오른다. 일본과의 WBC 아시아 예선전이 있었던 지난 3월7일 롯데홈쇼핑은 경기 전후에 남성용 상품을 집중 편성한 결과 내비게이션이 1000여대(1억8000만원) 팔렸고 다음 날 중국을 콜드게임으로 이겼을 때는 '삼성파브 깐느PDP TV'를 400여대 팔기도 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