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엑스포 좌담회] '블루이코노미'로 미래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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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식업 나선 시스코… 항만 개발하는 IBM…
참석자 : 마이클 조로프 미MIT대 교수, 김병일 여수엑스포 사무총장
사회 = 추창근 한국경제신문 논설 실장
전남 여수에서 열릴 예정인 '여수 세계박람회'가 3년 앞으로 다가왔다. '살아 있는 바다,숨쉬는 연안:자원의 다양성과 지속가능한 활동'을 주제로 2012년 5월12일부터 3개월간 열리는 여수 엑스포는 해양 산업에 대한 인식의 전환을 가져다 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한국경제신문은 11일 해양산업 전문가인 마이클 조로프 미국 MIT 교수와 김병일 여수세계박람회 사무총장(조직위원장 직무대행)을 서울 계동 여수세계박람회 조직위원회 사무실에서 만나 여수 엑스포의 역할과 성공적인 개최 전략 등을 논의했다. 좌담회는 추창근 한국경제신문 논설실장의 사회로 진행됐다.
▼추창근 한국경제신문 논설실장=한국은 바다를 경제적으로 개발 · 이용하는 수준이 여전히 낮다. 경제 강국이 되지 못하는 이유로 해양 산업의 낙후성이 지적되기도 한다. 경제성장 기반을 마련한다는 측면에서 여수 엑스포의 의미가 크다.
▼김병일 여수세계박람회 조직위원장 직무대행 겸 사무총장=여수엑스포는 바다에 관한 모든 것을 한데 모아 보여 줄 수 있는 세계적 이벤트다. 엑스포는 이벤트로도 성공해야겠지만,엑스포를 개최한 나라와 도시가 어떻게 나아지는가로도 평가받는다. 이런 점에서 여수 엑스포는 바다를 경제 성장의 계기로 보게 하는 새로운 모델이 될 것이다.
▼마이클 조로프 미국 MIT 교수=여수 엑스포는 해양을 지속 가능한 방법으로 산업적으로 개발하는 '블루 이코노미'라는 새로운 개념을 제시하고 있다. 해양은 관광 어업 조선업 양식업 바이오산업 등 다양한 산업과 관련돼 있다. 이 모든 것을 아우르는 것이 블루 이코노미다. 60년 전을 생각해 보면 비행기를 만드는 기술,건축 기술은 있었지만 우주항공 산업은 없었다. 그러다가 기존 기술이 한꺼번에 융합하며 우주항공 산업이라는 신개념이 등장했다. 자원의 보고인 바다의 잠재성을 개발하는 블루 이코노미도 이와 같은 형태로 성장할 것이다.
▼추 실장=한국에서 블루 이코노미의 발전 잠재력은 어느 정도 수준이라고 보는가.
▼조로프 교수=한국은 기술적으로 아주 발전한 나라다. 조선 관련 기술이 매우 발달해 있다. 해양 에너지를 개발할 인프라나 블루 이코노미를 신성장 동력으로 삼기 위한 기본적인 요소를 이미 갖추고 있다는 뜻이다. 한국은 분명한 목표를 갖고 있다고 본다. 제조업으로 성장해 왔지만 여기에 머물지 않고 혁신하려는 의지가 강하다. 국가적인 목표와 기업들의 경제적 이해관계가 부합한다. 게다가 한국 정부는 지금 녹색 성장을 지향하고 있다. 다른 어느 나라보다도 여건이 좋다고 본다.
▼김 총장=조선뿐만 아니라 IT(정보기술),BT(바이오기술) 부문에서 한국은 거의 선진국 수준의 기술을 갖고 있다. 정부가 여수 엑스포를 계기로 남해안을 부산에서 여수까지 아울러 개발하는 '선(sun)벨트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어서 기반도 갖춰진 상태라고 볼 수 있다. 블루 이코노미는 한국에 새로운 도전의 기회가 될 것이다.
▼조로프 교수=그것이야말로 엑스포가 한국에 주는 기회다.
◆삼성 · 현대 등 국내 기업들 나서야
▼추 실장=여수 엑스포를 통해 블루 이코노미가 어떻게 구체적인 모습을 갖춰 갈 것이라고 보는가.
▼조로프 교수=다양한 분야의 참여를 통해 새로운 모델을 보여 줘야 한다. IBM과 시스코의 사례를 들어 보자.세계적 IT업체로 잘 알려진 시스코는 지금 양식업에 참여하고 있다. 양식업은 어업과 로봇 산업이 합쳐진 형태로 진행된다. 시스코는 물 온도와 물고기 움직임,시장의 수산물 가격 동향 등을 반영해 로봇의 움직임을 제어하는 시스템을 만든다. IBM도 해양 관련 사업에 진출했다. 비즈니스 솔루션을 제공하는 과정에서 아일랜드의 만(灣)을 개발하고 사업 기회를 발굴하고 있다. 여수 엑스포도 이런 식으로 업계 및 분야의 벽을 넘어 통합을 이뤄 내는 작업을 보여 줘야 한다. 한국은 조선업에 강하다. 수자원 에너지 산업에 기업들을 참여시킬 수 있을 것이다. 삼성 현대와 같은 대기업들이 해양 산업에 나서야 한다.
▼김 총장=KAIST에서 개발 중인 '움직이는 항구' 등이 하나의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엑스포를 통해 2050년에 해양과 인간이 어떻게 공존하는지,도시와 문화와 기술이 어떻게 서로 상응하고 연결되는지를 보여 주려고 한다. 이는 굉장히 가치 있는 일이 될 것이다. '선벨트'처럼 국가 전략과의 연계는 블루 이코노미가 구체적인 형태를 갖추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추 실장=기업들이 해양 산업에 참여하려면 경제성도 고려돼야 한다. 예컨대 연근해에 비해 심해 개발이 이뤄지지 않는 것은 돈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은 있나.
▼조로프 교수=한국이 블루 이코노미의 모든 분야에서 '리더'가 돼야 한다고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이 분야에 참여하는 '플레이어'가 되면 된다. 각 나라마다 조건은 서로 다르기 때문에 지금 가지고 있는 조건과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영역을 찾으면 된다.
스코틀랜드에선 한때 근해 석유탐사 시설을 개발했던 회사가 그 기술을 활용해 지금은 화력 에너지를 한군데로 모으는 사업을 한다. 반면 미국의 석유 채굴기업들은 다음 먹을거리를 생각하지 않아 어려움에 봉착해 있다. 한국은 조선업이 발달했지만 배를 만드는 것 이상의 성장 동력이 마땅치 않다. 해양 산업은 한국 조선업에 변화를 모색할 기회를 줄 것이다.
▼김 총장=대체로 해양 산업을 굉장히 무거운 중화학 공업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IT 분야의 기술력을 활용한다면 기술 기반 신산업으로서의 가능성을 보여 줄 수 있다.
◆스토리를 갖춘 엑스포 만들자
▼추 실장=여수 엑스포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기 위한 조건을 꼽는다면.
▼조로프 교수=첫째는 엔터테인먼트적 측면,사람들이 와서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둘째는 교육적인 측면이다. 사람들이 삶을 새로운 방식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그러려면 엑스포 전체를 관통하는 '스토리'가 있어야 한다. 여수에 설치되는 바다 전시장 '빅 O(Big Ocean의 준말)'와 같은 시설은 그런 스토리를 보여 줄 수 있다. 관람객이 수족관을 보는 방향을 안에서 밖으로 바꾼다고 들었는데 디지털 기술과 결합하면 훌륭한 스토리 전달 매체가 되리라고 생각한다.
적극적인 홍보도 중요하다. 언론 매체에 바다에 대한 얘기들이 계속 나오게 해야 한다. 초등학생들에게 정기적으로 바다에 대해 가르치는 것도 좋다. 그러면 10만명의 아이들이 부모님들께 엑스포에 가자고 조를지도 모른다. 한국은 IT가 발달했으니까 비디오 게임 같은 것을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 될 것이다.
◆여수를 R&D 클러스터로
▼김 총장=엑스포가 그야말로 '잔치'로만 끝나 유치 도시들이 행사 후 어려움에 처하는 경우가 있었다. 시설 공급 과잉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이 때문에 엑스포가 끝난 후 여수 지역을 대학과 기업 연구센터 등이 한데 묶인 클러스터로 변화시키고자 한다.
▼조로프 교수=좋은 생각이다. 미국의 경우 우주항공 산업은 뉴욕이나 워싱턴 같은 대도시가 아니라 소도시에서 연구개발이 이뤄진다. 혁신이 진행되는 것이다. 그러면 그 도시가 그 나라에서 가장 빨리 성장하는 도시가 될 수 있다.
▼김 총장=많은 엑스포가 치러졌지만 신성장 동력을 창출해 낸 엑스포는 없었다. 신기술을 보여 주거나 관광 상품을 만드는 정도였다. 여수 엑스포는 새로운 역사를 창출해 낼 것이다.
▼조로프 교수=지난 엑스포들은 '쇼'에 가는 것과 비슷했다.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지 못했다. 여수 엑스포는 물질적 유산이 아니라 산업적 · 문화적 유산을 남기는 계기가 돼야 한다. 세계가 한국을 알고 있는 것보다 한국은 더 많은 성취를 이뤘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한국의 성취를 알도록,2012년 엑스포가 열릴 때 타임지 표지로 실리도록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
정리=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 조로프 교수는…
상암DMC 기본계획 수립…도시공학·해양산업 전문가
미국 보스턴 MIT(매사추세츠 공과대학)에서 건축과 도시계획 과목을 가르치고 있다. 도시공학과 도시경영,해양산업 부문의 전문가다. 미국 · 아부다비 · 스페인 · 인도 · 영국 · 브라질 등에서 21세기형 산업 클러스터를 개발하는 데 큰 역할을 했으며 서울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 기본계획 수립에도 참여했다. 현재는 여수엑스포 조직위원회 고문을 맡고 있다. 작년 8월 여수엑스포 워크숍에서 같은 대학의 앤서니 타운센드 교수와 함께 '블루 이코노미' 개념을 처음으로 제안해 많은 호응을 얻었다. 코넬대에서 학사 학위를,하버드대에서 석 · 박사 학위를 받았다.
사회 = 추창근 한국경제신문 논설 실장
전남 여수에서 열릴 예정인 '여수 세계박람회'가 3년 앞으로 다가왔다. '살아 있는 바다,숨쉬는 연안:자원의 다양성과 지속가능한 활동'을 주제로 2012년 5월12일부터 3개월간 열리는 여수 엑스포는 해양 산업에 대한 인식의 전환을 가져다 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한국경제신문은 11일 해양산업 전문가인 마이클 조로프 미국 MIT 교수와 김병일 여수세계박람회 사무총장(조직위원장 직무대행)을 서울 계동 여수세계박람회 조직위원회 사무실에서 만나 여수 엑스포의 역할과 성공적인 개최 전략 등을 논의했다. 좌담회는 추창근 한국경제신문 논설실장의 사회로 진행됐다.
▼추창근 한국경제신문 논설실장=한국은 바다를 경제적으로 개발 · 이용하는 수준이 여전히 낮다. 경제 강국이 되지 못하는 이유로 해양 산업의 낙후성이 지적되기도 한다. 경제성장 기반을 마련한다는 측면에서 여수 엑스포의 의미가 크다.
▼김병일 여수세계박람회 조직위원장 직무대행 겸 사무총장=여수엑스포는 바다에 관한 모든 것을 한데 모아 보여 줄 수 있는 세계적 이벤트다. 엑스포는 이벤트로도 성공해야겠지만,엑스포를 개최한 나라와 도시가 어떻게 나아지는가로도 평가받는다. 이런 점에서 여수 엑스포는 바다를 경제 성장의 계기로 보게 하는 새로운 모델이 될 것이다.
▼마이클 조로프 미국 MIT 교수=여수 엑스포는 해양을 지속 가능한 방법으로 산업적으로 개발하는 '블루 이코노미'라는 새로운 개념을 제시하고 있다. 해양은 관광 어업 조선업 양식업 바이오산업 등 다양한 산업과 관련돼 있다. 이 모든 것을 아우르는 것이 블루 이코노미다. 60년 전을 생각해 보면 비행기를 만드는 기술,건축 기술은 있었지만 우주항공 산업은 없었다. 그러다가 기존 기술이 한꺼번에 융합하며 우주항공 산업이라는 신개념이 등장했다. 자원의 보고인 바다의 잠재성을 개발하는 블루 이코노미도 이와 같은 형태로 성장할 것이다.
▼추 실장=한국에서 블루 이코노미의 발전 잠재력은 어느 정도 수준이라고 보는가.
▼조로프 교수=한국은 기술적으로 아주 발전한 나라다. 조선 관련 기술이 매우 발달해 있다. 해양 에너지를 개발할 인프라나 블루 이코노미를 신성장 동력으로 삼기 위한 기본적인 요소를 이미 갖추고 있다는 뜻이다. 한국은 분명한 목표를 갖고 있다고 본다. 제조업으로 성장해 왔지만 여기에 머물지 않고 혁신하려는 의지가 강하다. 국가적인 목표와 기업들의 경제적 이해관계가 부합한다. 게다가 한국 정부는 지금 녹색 성장을 지향하고 있다. 다른 어느 나라보다도 여건이 좋다고 본다.
▼김 총장=조선뿐만 아니라 IT(정보기술),BT(바이오기술) 부문에서 한국은 거의 선진국 수준의 기술을 갖고 있다. 정부가 여수 엑스포를 계기로 남해안을 부산에서 여수까지 아울러 개발하는 '선(sun)벨트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어서 기반도 갖춰진 상태라고 볼 수 있다. 블루 이코노미는 한국에 새로운 도전의 기회가 될 것이다.
▼조로프 교수=그것이야말로 엑스포가 한국에 주는 기회다.
◆삼성 · 현대 등 국내 기업들 나서야
▼추 실장=여수 엑스포를 통해 블루 이코노미가 어떻게 구체적인 모습을 갖춰 갈 것이라고 보는가.
▼조로프 교수=다양한 분야의 참여를 통해 새로운 모델을 보여 줘야 한다. IBM과 시스코의 사례를 들어 보자.세계적 IT업체로 잘 알려진 시스코는 지금 양식업에 참여하고 있다. 양식업은 어업과 로봇 산업이 합쳐진 형태로 진행된다. 시스코는 물 온도와 물고기 움직임,시장의 수산물 가격 동향 등을 반영해 로봇의 움직임을 제어하는 시스템을 만든다. IBM도 해양 관련 사업에 진출했다. 비즈니스 솔루션을 제공하는 과정에서 아일랜드의 만(灣)을 개발하고 사업 기회를 발굴하고 있다. 여수 엑스포도 이런 식으로 업계 및 분야의 벽을 넘어 통합을 이뤄 내는 작업을 보여 줘야 한다. 한국은 조선업에 강하다. 수자원 에너지 산업에 기업들을 참여시킬 수 있을 것이다. 삼성 현대와 같은 대기업들이 해양 산업에 나서야 한다.
▼김 총장=KAIST에서 개발 중인 '움직이는 항구' 등이 하나의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엑스포를 통해 2050년에 해양과 인간이 어떻게 공존하는지,도시와 문화와 기술이 어떻게 서로 상응하고 연결되는지를 보여 주려고 한다. 이는 굉장히 가치 있는 일이 될 것이다. '선벨트'처럼 국가 전략과의 연계는 블루 이코노미가 구체적인 형태를 갖추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추 실장=기업들이 해양 산업에 참여하려면 경제성도 고려돼야 한다. 예컨대 연근해에 비해 심해 개발이 이뤄지지 않는 것은 돈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은 있나.
▼조로프 교수=한국이 블루 이코노미의 모든 분야에서 '리더'가 돼야 한다고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이 분야에 참여하는 '플레이어'가 되면 된다. 각 나라마다 조건은 서로 다르기 때문에 지금 가지고 있는 조건과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영역을 찾으면 된다.
스코틀랜드에선 한때 근해 석유탐사 시설을 개발했던 회사가 그 기술을 활용해 지금은 화력 에너지를 한군데로 모으는 사업을 한다. 반면 미국의 석유 채굴기업들은 다음 먹을거리를 생각하지 않아 어려움에 봉착해 있다. 한국은 조선업이 발달했지만 배를 만드는 것 이상의 성장 동력이 마땅치 않다. 해양 산업은 한국 조선업에 변화를 모색할 기회를 줄 것이다.
▼김 총장=대체로 해양 산업을 굉장히 무거운 중화학 공업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IT 분야의 기술력을 활용한다면 기술 기반 신산업으로서의 가능성을 보여 줄 수 있다.
◆스토리를 갖춘 엑스포 만들자
▼추 실장=여수 엑스포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기 위한 조건을 꼽는다면.
▼조로프 교수=첫째는 엔터테인먼트적 측면,사람들이 와서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둘째는 교육적인 측면이다. 사람들이 삶을 새로운 방식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그러려면 엑스포 전체를 관통하는 '스토리'가 있어야 한다. 여수에 설치되는 바다 전시장 '빅 O(Big Ocean의 준말)'와 같은 시설은 그런 스토리를 보여 줄 수 있다. 관람객이 수족관을 보는 방향을 안에서 밖으로 바꾼다고 들었는데 디지털 기술과 결합하면 훌륭한 스토리 전달 매체가 되리라고 생각한다.
적극적인 홍보도 중요하다. 언론 매체에 바다에 대한 얘기들이 계속 나오게 해야 한다. 초등학생들에게 정기적으로 바다에 대해 가르치는 것도 좋다. 그러면 10만명의 아이들이 부모님들께 엑스포에 가자고 조를지도 모른다. 한국은 IT가 발달했으니까 비디오 게임 같은 것을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 될 것이다.
◆여수를 R&D 클러스터로
▼김 총장=엑스포가 그야말로 '잔치'로만 끝나 유치 도시들이 행사 후 어려움에 처하는 경우가 있었다. 시설 공급 과잉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이 때문에 엑스포가 끝난 후 여수 지역을 대학과 기업 연구센터 등이 한데 묶인 클러스터로 변화시키고자 한다.
▼조로프 교수=좋은 생각이다. 미국의 경우 우주항공 산업은 뉴욕이나 워싱턴 같은 대도시가 아니라 소도시에서 연구개발이 이뤄진다. 혁신이 진행되는 것이다. 그러면 그 도시가 그 나라에서 가장 빨리 성장하는 도시가 될 수 있다.
▼김 총장=많은 엑스포가 치러졌지만 신성장 동력을 창출해 낸 엑스포는 없었다. 신기술을 보여 주거나 관광 상품을 만드는 정도였다. 여수 엑스포는 새로운 역사를 창출해 낼 것이다.
▼조로프 교수=지난 엑스포들은 '쇼'에 가는 것과 비슷했다.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지 못했다. 여수 엑스포는 물질적 유산이 아니라 산업적 · 문화적 유산을 남기는 계기가 돼야 한다. 세계가 한국을 알고 있는 것보다 한국은 더 많은 성취를 이뤘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한국의 성취를 알도록,2012년 엑스포가 열릴 때 타임지 표지로 실리도록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
정리=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 조로프 교수는…
상암DMC 기본계획 수립…도시공학·해양산업 전문가
미국 보스턴 MIT(매사추세츠 공과대학)에서 건축과 도시계획 과목을 가르치고 있다. 도시공학과 도시경영,해양산업 부문의 전문가다. 미국 · 아부다비 · 스페인 · 인도 · 영국 · 브라질 등에서 21세기형 산업 클러스터를 개발하는 데 큰 역할을 했으며 서울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 기본계획 수립에도 참여했다. 현재는 여수엑스포 조직위원회 고문을 맡고 있다. 작년 8월 여수엑스포 워크숍에서 같은 대학의 앤서니 타운센드 교수와 함께 '블루 이코노미' 개념을 처음으로 제안해 많은 호응을 얻었다. 코넬대에서 학사 학위를,하버드대에서 석 · 박사 학위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