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억 넘는 고가 아파트 경매시장도 '꿈틀'
최근 부동산 시장이 바닥을 쳤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법원 경매시장에서도 20억원 이상의 고가 아파트가 팔려나가고 있다. 매매된 고가 아파트의 가격도 올라 감정가 대비 낙찰금액을 나타내는 '낙찰가율'이 지난해 12월 이후 5개월 연속 상승했다.

11일 경매정보업체들에 따르면 지난 7일 서울 중앙지방법원 중앙2계에 나온 타워팰리스 C동 26층 137㎡(42평)가 감정가(21억원)보다 6억5000만원 낮은 15억5000만원에 팔렸다. 이 물건은 지난 2월26일 경매가 처음 진행된 이후 두 번 유찰 됐다가 7일 감정가 대비 73.8%의 가격으로 낙찰된 것이다. 또 감정가 25억원인 서울 용산구 이촌동 엘지 한강자이 101동도 한번 유찰 끝에 20억3100만원(낙찰가율 81.2%)에 팔렸다.

서울지역 고가 주택의 상징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아파트는 경매 시장에서 '큰손'들의 움직임을 보여주는 바로미터로 통한다. 부동산 경기가 얼어붙었던 지난해 8월의 경우 타워팰리스 F동 47층 160㎡형이 감정가(26억원)보다 6억원 이상 낮은 20억8000만원에도 팔리지 않아 두 차례 유찰된 바 있다.

특히 4월 한 달 동안 감정가 20억원 이상 고가 아파트가 9건이나 팔려나갔다. 1월에 4건,2월과 3월에 각각 3건 거래된 것과 비교할 때 두 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오는 13일에는 20억원 이상의 고가 아파트가 6건이 매물로 나와 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다.

강남 고가 아파트의 낙찰가율도 5개월 연속 올라가고 있다. 지난해 12월 70.4%였던 낙찰가율이 올해 2월과 3월 각각 77.7%,80%로 뛰었고,4월엔 84.5%까지 올랐다.

낙찰가율이 올랐다는 것은 감정가보다 현저히 낮은 가격으로 팔리는 아파트가 줄었다는 의미다. 고가 경매 아파트 가격이 상승한 셈이다.

강은 지지옥션 팀장은 "올초에는 고가 아파트를 사려는 예비 수요자들은 많았지만 실제 입찰에 참여하는 사람은 적었다"며 "최근엔 실제 입찰에 나서 물건을 잡으려는 큰손들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성선화 기자 d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