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텔레콤의 모바일 인터넷 서비스 '오즈(OZ)'의 기세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출시 1년만인 지난 3월말 가입자가 64만명을 돌파한데 이어 지난달엔 71만3000명으로 불어났다. 올들어 3만명 수준이던 월 가입자는 3월 4만8000명,4월 7만1000명으로 껑충 뛰며 인기몰이를 계속하고 있다. 갓 1년을 넘긴 오즈는 모바일 인터넷 분야의 히트상품에 그치지 않고 LG텔레콤의 요금제 및 부가서비스를 아우르는 대표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전국의 대리점 간판에서 LG텔레콤 대신 오즈가 전면에 부각될 정도로 위력은 막강하다. '생활 속의 모바일 인터넷'을 표방한 오즈가 이동통신의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 가고 있다.

◆모바일 인터넷 대중화 시대 열다

성공비결은 파격적인 요금과 콘텐츠 개방정책에서 찾을 수 있다. 모바일 인터넷은 그동안 '값은 비싸고 볼 것 없다'는 인식이 강했다. 하지만 오즈는 월 6000원에 인터넷 콘텐츠를 1기가바이트(GB)까지 제공,비싸다는 고정관념을 깼다. 1GB는 웹 서핑시 하루 약 70~140페이지,일반 무선인터넷인 왑(WAP)의 경우 사실상 무제한 이용이 가능한 용량이다. 기존 무선인터넷 기준으로 보면 약 100만원(웹서핑과 왑을 9 대 1로 사용시)어치에 해당한다. 오즈는 또 이동통신회사들이 고수해 왔던 폐쇄적인 망 운영에서 벗어나 유선 인터넷상의 방대한 콘텐츠를 휴대폰 속으로 끌어들였다. 네이트 · 매직엔 · 이지아이 등 이통사가 제공하는 콘텐츠가 아닌 '풀브라우징'방식으로 웹사이트 주소(URL)를 입력하면 휴대폰에서도 PC 화면 그대로 볼 수 있게 했다. 유선 인터넷을 사용할 때와 똑같이 인터넷포털 네이버나 한경닷컴 사이트에 곧바로 접속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동통신망 진화로 데이터 전송속도가 빨라지고 고해상도의 넓은 화면을 갖춘 휴대폰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는 트렌드를 잘 읽어낸 서비스로 평가된다.

◆다양한 파생상품으로 영토확장


오즈는 단순히 모바일 인터넷 서비스에 머물지 않고 있다. 다양한 요금제 및 부가서비스와 결합돼 전체 상품 경쟁력을 높이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요금제를 선보일 때 가장 먼저 오즈 서비스를 염두에 둘 정도다. LG텔레콤은 오즈와 음성통화를 부담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오즈 빅플러스 요금제 3종과 △오즈 링문자친구 프리 △오즈 링스마트 등 총 5종의 오즈 요금제를 선보였다. 오즈 빅플러스는 월 4만원 이상 음성통화를 하는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음성 · 데이터 결합요금제다. 월 기본료 4만6000~7만6000원을 내면 표준 요금제 대비 매달 7000~2만8000원이 절감되며,휴대폰 할부금도 매달 1만1000~1만8000원을 지원받는다. 월 최대 1만8000~4만6000원을 아낄 수 있는 셈이다. 오즈 링친구문자 프리와 오즈 링스마트는 데이터와 음성,문자를 묶은 10대 청소년 요금제다. 오즈 링친구문자 프리는 기본료 2만5000원에 LG텔레콤 가입자 간 1만건(20만원 상당)의 문자와 2만개의 링(1링=1원 상당),오즈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오즈 링스마트는 기본료 2만원에 음성 60분과 문자 6000건이 제공되며 모바일 인터넷 오즈를 함께 이용할 수 있다. LG텔레콤은 오즈 이용자를 대상으로 영화티켓 1장당 최대 2500원을 할인받아 매달 10장까지 구입할 수 있는 '오즈 티케팅'서비스도 출시했다. 회사 측은 "오즈를 음성요금제 등과 결합시켜 별도로 이용할 때보다 오즈는 물론 음성 서비스를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해 소비자들의 호응이 높다"고 설명했다. 전체 오즈 이용자 가운데 오즈와 연계된 부가서비스 가입자가 78%에 이를 정도다.

◆젊어진 오즈,새로운 문화코드 꿈꾼다

과거에 LG텔레콤 서비스는 '요금은 싸지만 품질은 다소 떨어진다'는 이미지가 많았다. 그러나 오즈가 나온 후 소비자들의 인식이 달라졌다. LG텔레콤은 오즈가 가입자들의 무선인터넷 사용을 늘리고 소비자들이 LG텔레콤을 선택하게 만드는 핵심 서비스가 됐다고 평가하고 있다. 오즈가 대표 브랜드로 뜨면서 전국 1900여개 직영점 및 대리점의 간판도 오즈로 전면 교체했다. 최근에는 젊은 층을 겨냥한 광고 캠페인을 내보내는 등 10대,20대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LG텔레콤은 지난해에 '오주상사 영업2팀'이라는 광고를 통해 직장에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를 코믹하게 그리면서 오즈 서비스의 유용성과 브랜드를 소개했다. 올해에는 인기드라마 '꽃보다 남자'에 출연한 주인공들을 등장시켜 10대 청소년 브랜드 '틴링(teenring)'과 '오즈 링스마트'를 알린 데 이어 차세대 남녀 스타 6명을 등장시킨 새로운 광고 캠페인도 내보내기 시작했다. 새 광고 'We live in OZ(위 리브 인 오즈)'에서는 김범 이연희 유승호 김기범 김민지 최아라 등이 스타일리시한 의상을 입고 경쾌한 춤동작을 선보인다. 또 일상 속에 항상 오즈가 함께 하며,오즈로 놀고 즐기는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준다. 오즈로 대표되는 모바일 인터넷을 젊은이들의 삶속에 깊숙이 스며들도록 하겠다는 전략이다. LG텔레콤 관계자는 "앞으로 실시간 교통정보,오즈 영화티켓팅 등 다양한 서비스를 통해 젊은이들이 앞선 라이프스타일을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