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북 때문에… 외장하드ㆍ와이브로 웃고, D램ㆍLCD는 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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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어야 할까,울어야 할까?
초저가 미니노트북인 '넷북'시장이 급성장하면서 관련 업계의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외장하드 업체들과 통신 업체들은 넷북이 인기를 끌면서 덩달아 매출이 늘어나고 있다. 반면 넷북에 들어가는 저가 D램 및 LCD 등을 생산하는 부품회사들과 운영체제(OS)를 공급하는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히려 매출이 줄어들고 있다. 왜 이런 결과가 빚어지는 걸까.
◆넷북 성장에 희색
답은 넷북의 특징에 있었다. 넷북은 값이 싸고 가볍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반대로 내장 메모리 용량이 부족해 넷북으로 영화를 다운받아 보기엔 무리가 있다.
넷북과 함께 새롭게 시장을 키우고 있는 곳들은 바로 이런 넷북의 단점을 보완하고,장점을 강화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 중에 대표적인 것이 외장하드다. 값이 싼 대신 저장능력이 떨어진다는 단점을 외장하드가 메우고 있는 것.시장조사업체인 IDC에 따르면 지난 2007년 4400만대에 불과했던 외장하드 시장은 넷북 효과 등에 힘입어 2010년께는 1억대를 넘어설 전망이다.
이런 이유로 새롭게 외장하드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업체들도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지난해 넷북 신제품을 내놓은 데 이어 외장하드도 함께 선보였다. 삼성전자는 최근에 외장하드 시장을 노리고 500기가바이트(GB) 용량의 2.5인치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를 출시하기도 했다.
넷북의 흥행에 덩달아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곳도 있다. 초고속 무선인터넷 와이브로(WIBRO)다. 가벼운 넷북을 들고다니면서 와이브로를 이용해 언제 어디서든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사람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KT 와이브로는 지난해 6월 기준 가입자가 17만명이었지만 지난달 말께는 19만6000명으로 증가했다. 와이브로 신규 가입자 중 넷북 이용고객이 올 들어 전체 사용자의 45% 이상 차지하는 것도 눈에 띄는 변화다. 이 때문에 넷북 사용자들이 KT 와이브로에 가입하면 넷북을 할인해주기도 한다. 40만원부터 최대 100만원에 달하는 넷북을 구입하면서 KT 와이브로 서비스에 가입하면 넷북 값을 10~30%까지 할인받을 수 있다. 또 넷북 값은 약정기간을 정해 할부로 낼 수도 있다. 이렇게 KT 유통망을 통해 팔려나간 넷북은 최근 들어 5만대를 넘어섰다. 회사 관계자는 "넷북 판매가 늘어날수록 와이브로 가입자 수도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름 깊어가는 반도체 업계
넷북시장이 커지는 것을 반길 수 없는 업체들도 있다. 바로 반도체 회사들이다. 저렴한 저용량 메모리 반도체를 제공해 값싼 넷북이 일반화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지만 그로 인한 역효과로 타격을 입고 있다.
최근 나오는 PC, 노트북은 내장 메모리를 2기가바이트(GB) 이상의 D램을 장착하는 것이 기본이지만 넷북은 이보다 낮은 1GB를 기본으로 사용하고 있다. 가뜩이나 D램 시장의 가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넷북의 성장은 D램 업계로서는 반길 일이 아닌 셈이다.
LCD(액정표시장치) 업체들은 D램 업계보다는 조금 나은 상황이다. 하지만 이들 역시 넷북의 성장에 우려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노트북 시장에서 프리미엄으로 꼽히는 LCD는 16 대 9 비율을 가지고 있는 제품이다. 하지만 넷북에 사용되는 LCD는 10인치(25㎝) 이하가 대부분이다. 넷북 자체가 저가형으로 기획되다 보니 LCD 패널 역시 프리미엄 제품을 쓰지 않아 LCD 업체들로서는 많이 팔아도 '남는 장사'가 되기 어렵다.
업계 관계자는 "넷북시장의 성장이 LCD 업황 악화 시절에는 가동률을 높이는 호재로 작용했지만 실제로 수익을 얼마나 가져올 수 있느냐는 별개 문제"라고 말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 역시 걱정이 많다. 넷북에는 이 회사의 주력 제품인 윈도비스타 대신 윈도XP가 운영체제(OS)로 들어가기 때문이다. 때문에 넷북의 성장은 회사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실제로 이 회사의 지난 1분기 윈도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 줄어든 34억달러에 그쳤다. 회사 창립 이후 처음으로 매출이 줄어든 것이다.
새롭게 준비하고 있는 윈도7의 성공 여부도 미지수다. MS가 윈도7의 스타터 버전을 넷북과 같은 저가제품용으로 내놓을 예정이지만 넷북 업체들의 반응이 밋밋하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MS는 아예 넷북용 윈도XP 공급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예 기자 yeah@hankyung.com
초저가 미니노트북인 '넷북'시장이 급성장하면서 관련 업계의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외장하드 업체들과 통신 업체들은 넷북이 인기를 끌면서 덩달아 매출이 늘어나고 있다. 반면 넷북에 들어가는 저가 D램 및 LCD 등을 생산하는 부품회사들과 운영체제(OS)를 공급하는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히려 매출이 줄어들고 있다. 왜 이런 결과가 빚어지는 걸까.
◆넷북 성장에 희색
답은 넷북의 특징에 있었다. 넷북은 값이 싸고 가볍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반대로 내장 메모리 용량이 부족해 넷북으로 영화를 다운받아 보기엔 무리가 있다.
넷북과 함께 새롭게 시장을 키우고 있는 곳들은 바로 이런 넷북의 단점을 보완하고,장점을 강화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 중에 대표적인 것이 외장하드다. 값이 싼 대신 저장능력이 떨어진다는 단점을 외장하드가 메우고 있는 것.시장조사업체인 IDC에 따르면 지난 2007년 4400만대에 불과했던 외장하드 시장은 넷북 효과 등에 힘입어 2010년께는 1억대를 넘어설 전망이다.
이런 이유로 새롭게 외장하드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업체들도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지난해 넷북 신제품을 내놓은 데 이어 외장하드도 함께 선보였다. 삼성전자는 최근에 외장하드 시장을 노리고 500기가바이트(GB) 용량의 2.5인치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를 출시하기도 했다.
넷북의 흥행에 덩달아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곳도 있다. 초고속 무선인터넷 와이브로(WIBRO)다. 가벼운 넷북을 들고다니면서 와이브로를 이용해 언제 어디서든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사람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KT 와이브로는 지난해 6월 기준 가입자가 17만명이었지만 지난달 말께는 19만6000명으로 증가했다. 와이브로 신규 가입자 중 넷북 이용고객이 올 들어 전체 사용자의 45% 이상 차지하는 것도 눈에 띄는 변화다. 이 때문에 넷북 사용자들이 KT 와이브로에 가입하면 넷북을 할인해주기도 한다. 40만원부터 최대 100만원에 달하는 넷북을 구입하면서 KT 와이브로 서비스에 가입하면 넷북 값을 10~30%까지 할인받을 수 있다. 또 넷북 값은 약정기간을 정해 할부로 낼 수도 있다. 이렇게 KT 유통망을 통해 팔려나간 넷북은 최근 들어 5만대를 넘어섰다. 회사 관계자는 "넷북 판매가 늘어날수록 와이브로 가입자 수도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름 깊어가는 반도체 업계
넷북시장이 커지는 것을 반길 수 없는 업체들도 있다. 바로 반도체 회사들이다. 저렴한 저용량 메모리 반도체를 제공해 값싼 넷북이 일반화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지만 그로 인한 역효과로 타격을 입고 있다.
최근 나오는 PC, 노트북은 내장 메모리를 2기가바이트(GB) 이상의 D램을 장착하는 것이 기본이지만 넷북은 이보다 낮은 1GB를 기본으로 사용하고 있다. 가뜩이나 D램 시장의 가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넷북의 성장은 D램 업계로서는 반길 일이 아닌 셈이다.
LCD(액정표시장치) 업체들은 D램 업계보다는 조금 나은 상황이다. 하지만 이들 역시 넷북의 성장에 우려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노트북 시장에서 프리미엄으로 꼽히는 LCD는 16 대 9 비율을 가지고 있는 제품이다. 하지만 넷북에 사용되는 LCD는 10인치(25㎝) 이하가 대부분이다. 넷북 자체가 저가형으로 기획되다 보니 LCD 패널 역시 프리미엄 제품을 쓰지 않아 LCD 업체들로서는 많이 팔아도 '남는 장사'가 되기 어렵다.
업계 관계자는 "넷북시장의 성장이 LCD 업황 악화 시절에는 가동률을 높이는 호재로 작용했지만 실제로 수익을 얼마나 가져올 수 있느냐는 별개 문제"라고 말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 역시 걱정이 많다. 넷북에는 이 회사의 주력 제품인 윈도비스타 대신 윈도XP가 운영체제(OS)로 들어가기 때문이다. 때문에 넷북의 성장은 회사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실제로 이 회사의 지난 1분기 윈도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 줄어든 34억달러에 그쳤다. 회사 창립 이후 처음으로 매출이 줄어든 것이다.
새롭게 준비하고 있는 윈도7의 성공 여부도 미지수다. MS가 윈도7의 스타터 버전을 넷북과 같은 저가제품용으로 내놓을 예정이지만 넷북 업체들의 반응이 밋밋하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MS는 아예 넷북용 윈도XP 공급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예 기자 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