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말 개통을 목표로 경기도가 추진 중인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 대심도철도)를 연장해 달라는 요구가 들끓고 있다.

GTX 홍보용으로 개설된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인천 청라까지 GTX를 연결해 달라' 'GTX는 파주까지' 등의 제목으로 노선 연장을 요구하는 글들이 900건 이상 올라와 있다. 파주 운정과 양주 지역 등에서는 GTX유치추진위원회를 구성，공식 활동을 벌이고 있다. 수도권 곳곳에서 치열한 유치전이 전개되고 있는 양상이다. 여론에 민감한 해당지역 국회의원들은 개인블로그에 "노선 연장을 위해 총대를 메겠다"는 약속을 발빠르게 제시하고 있다.

이 때문에 GTX 노선과 중간 정차역 주변 부동산들은 벌써부터 들썩거릴 조짐도 보인다. 인천~서울~경기도를 잇는 GTX가 역사를 두는 지역은 그만큼 투자가치가 높다는 판단에서다. 경기도 측은 "노선 확장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청사진을 그린 것은 맞다"면서도 아직 GTX 계획을 정부로부터 승인받지 않은 상황임을 이유로 추가 노선 등을 언급하는 데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다.

현재 경기도로부터 용역을 의뢰받은 대한교통학회가 제시한 1차 안은 킨텍스~동탄(A노선),인천송도~청량리(B노선)，의정부~금정(C노선) 등 3개다. 최종 노선은 GTX 계획 등을 포함해 연말에 확정되는 국토해양부의 '국가 장기 철도망 건설계획'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연장노선은 1차 노선 확정 때,혹은 그 이후부터 본격 논의될 가능성이 높다.

이와 관련，경기도는 "노선 확장은 가능하다"는 공식 입장을 밝히고 있다. 어느 곳이 가능한지 구체적인 지역 명칭을 거론하는 것은 아직 시기상조이지만 당초 GTX 기획 당시부터 확장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은 사실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노선 연장을 위해서는 네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역간 거리，수요，재원，환승체계가 그것이다. 무엇보다 GTX는 동탄~강남을 18분 만에 주파한다는 전제를 깔고 있는 만큼 추가 역이 설치되려면 최고속도가 180~200㎞를 웃도는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 이렇게 되려면 역간 거리가 경기도 구간은 9㎞,서울도심 구간은 6㎞ 정도 떨어져야 한다는 것이 경기도 측 설명이다.

재정적 뒷받침도 뒤따라야 한다. 민자사업을 벌일 만한 교통 수요가 있어야 하고 재원부담에 대한 문제가 중앙정부와 협의돼야 한다. 새로운 택지 개발 계획이 있는 곳이면 유리하다. 대도시권 광역교통관리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광역교통개선대책을 통해 재원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노선 연장 가능성이 커진다. 경기도는 GTX 사업비(약12조원)의 약 20% 이상을 광역교통개선대책으로 조달할 계획이다. 이 밖에 경전철이나 버스 철도 등과의 환승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을 경우 노선 확장에서 가산점이 주어질 수 있을 것이다.

수원＝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