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재정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미 백악관은 11일 미국의 2009회계연도(2008년 10월1일~2009년 9월30일) 재정적자가 당초 예상보다 890억달러 늘어난 1조84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이는 국민총생산(GDP)의 12.9%에 해당하는 막대한 규모다. 지난 2월 백악관은 올 회계연도 재정적자를 GDP의 12.3%에 해당하는 약 1조7500억달러로 예상했다.

백악관이 재정적자를 대폭 상향 조정한 것은 경기침체로 세수가 줄어들고 있는 반면 실업수당 지급 등 사회안전망에 들어가는 비용 등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 금융위기로 심각한 타격을 입은 금융과 자동차산업의 회생을 위해 막대한 예산을 쏟아부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국의 재정적자가 예상보다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어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추진 중인 의료보험 및 교육개혁도 반대파의 거센 도전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민주당이 주도하는 의회는 오바마 행정부가 제출한 예산안을 통과시켰으나 상당수 공화당 의원과 일부 민주당 의원은 재정적자 증가를 문제 삼으며 우려를 표명했다. 공화당 의원들은 오바마 행정부의 정책이 큰 정부를 만들고 재정적자 문제를 심화시킬 것이라며 공격하고 있다.

한편 백악관은 2010회계연도 재정적자 역시 2월 전망치인 1조1700억달러보다 900억달러 늘어난 1조26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GDP의 8.5%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