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올해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은 7~8%에 이를 것이다."

한국을 방문 중인 판강(Fan Gang) 베이징대 교수(사진)는 12일 서울 장충동 호텔신라에서 삼성증권 주최로 열린 '2009 글로벌 인베스터스 콘퍼러스'에 참석, 이같이 말했다.

중국개혁재단(CASS)의 의장과 국민경제연구소 소장을 역임하고 있는 판강 교수는 기조연설을 통해 "중국 정부가 세계 금융위기가 닥치기 1년 전부터 경기 과열을 잡기 위해 주택, 증권, 부동산 등의 부문에서 강력한 정책을 실시했다"며 "중국의 현재 성장세는 과열된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중국 경제가 바닥을 쳤다는 신호들이 나오고 있다"며 "국제적 환경이 지나치게 나빠지지 않는 이상 중국은 앞으로 10년에서 20년간 7%~9%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다. 판강 교수는 중국의 올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7%를 넘어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중국의 경기하강은 정부의 긴축 정책과 지난해 4분기부터 발생한 글로벌 경기침체의 상륙이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중국은 2007년부터 정부가 부동산·금융 부분에 강력한 규제를 실시한 결과, 글로벌 경제 위기가 오기
전에 부동산·금융 시장의 거품을 일찍 터뜨릴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요소가 중국의 빠른 경기 회복을
가능케 했다는 것이다.

판강 교수는 "중국의 경제 정책 입안자들은 현재 내수 소비 진작에 고심하고 있다"며 "40%에 달하는 높은 저축률을 어떻게 투자로 유도할 지가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의 높은 저축률에서 기업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이 높다"며 "독점적인 지위에 있는 국유기업의 이익을 시장 투자로 환원하는 방안을 위해서는 제도적인 개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판강 교수는 또 "제도의 개혁은 정치적인 문제가 연관돼 있기 때문에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여전히 정부 정책이 중국 경제에 기여할 여지가 있다"며 "소비를 늘리고 기업 저축을 줄이면 중국경제는 앞으로 10~20년간 안정적인 성장을 지속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말로 연설을 마쳤다.

◆판강 교수는 누구?=판강 교수는 베이징대학교와 중국사회과학원에서 경제학 강의를 하고 있으며, 중국개혁재단(CASS)의 의장을 맡고 있다. 또한 국민경제연구소의 소장, 중국의 중앙은행인 중국인민은행의 통화정책위원회 위원이기도 하다.

그는 1988년 중국사회과학원 대학원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5년부터 1987년까지 미국 전국경제조사국과 하버드 대학교의 객원 연구원으로 활동했다. 1992년부터 1995년까지 중국사회과학원 경제 연구소의 수석연구위원이자 부국장을 역임했고, 1992년부터 1년 동안 'Jingju Yenjui' 라는 경제 월간지의 편집국장을 지냈다.

유수한 대학과 대학원의 초청 교수를 지냈으며 세계 은행·UNDP·OECD 등에서 컨설턴트로 활동했다. 12권의 책을 썼고, 중국 경제의 변화와 관련된 학술지 100권 이상의 저자이기도 하다.

판강 교수는 2005년과 2008년에 '포린 팔러시(Foreign Policy)'와 '프로스펙트(Prospect)' 매거진에서 '전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100명의 지식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