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빈클라인'이 속옷으로 빅히트를 친 이후 '코데즈컴바인''리바이스''게스''에고이스트' 등 국내외 패션 브랜드들이 앞다퉈 속옷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속옷이 다른 패션 아이템에 비해 진입장벽이 낮고 겉옷보다 유행에 덜 민감한 데다 브랜드 충성도가 높아 마니아층을 확보하면 꾸준히 매출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23일 국내 속옷업체 '좋은사람들'은 리츠칼튼호텔 지하 클럽에서 이색 속옷 패션쇼를 진행했다. 미국 진 캐주얼 브랜드 리바이스 본사에서 라이선스권을 얻어 세계 처음으로 '리바이스 바디웨어'(사진)를 선보인 것.임정환 좋은사람들 마케팅팀장은 "속옷 수요가 갈수록 패션화 · 고급화하는 것을 겨냥해 리바이스의 이미지와 좋은사람들의 속옷 제조 노하우가 결합된 고급 바디웨어를 내놓게 됐다"고 말했다.

리바이스 바디웨어는 명동 1호점을 시작으로 백화점 매장과 가두점 9곳을 확보했고 연내 30개 매장을 추가로 열어 매출 100억원을 올리겠다는 목표다. 이에 앞서 지난 3월엔 여성 패션 브랜드 에고이스트가 언더웨어 패션쇼를 갖고 본격 속옷사업에 나섰다. 상반기 17개 매장에서 20억원,하반기 45곳에서 50억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복안이다.

이 같은 속옷 진출 러시는 '캘빈클라인 언더웨어'가 지난해 42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대박을 친 것이 계기가 됐다. 캘빈클라인은 2000년 '디자이너 브랜드 언더웨어'라는 신시장을 새로 개척,20~30대 소비자들에게 '겉옷과 매치해 입는 언더웨어' 개념을 정착시켰다. 브랜드 로고를 내세운 화려한 밴드 디자인으로 젊은층을 사로잡아 올 1~3월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20% 늘었다.

이를 벤치마킹해 2005년 말 론칭한 '코데즈컴바인 언더웨어'도 백화점 · 가두점 등 92개 매장에서 지난해 240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올 1~4월에도 18% 매출 신장률을 기록 중이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속옷도 패션소품으로 각광받으면서 각 패션 브랜드들이 같은 아이덴티티를 가진 서브 아이템으로 속옷 라인을 선보여 브랜드 인지도와 파워를 키워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속옷이 일반 의류보다 가격이 저렴해 불황기 패션욕구를 해소하는 상품으로 각광받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란제리는 백화점에서 '집객의 여왕'으로 불릴 정도로 고객이 많고 고가 상품의 연관구매도 많은 효자상품이라는 것.실제로 현대백화점에선 지난달 24일 지하 2층 영캐주얼 매장에 330㎡(100평) 규모의 란제리 편집매장 '란제리 살롱'을 리뉴얼한 이후 매출이 30%나 신장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