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명 전 검찰총장은 12일 "검찰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정치적 중립성이지만 (정치적 중립 유지는) 참 어려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정 전 총장의 이 같은 발언은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의 사법처리를 앞두고 나온 것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정 전 총장은 12일 서울대 법대가 주최한 강연에 참석,"사람들은 검찰을 권력의 시녀라고도 하고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른다고도 하는데 정치적 중립이 참 어려운 부분"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나 그는 검찰 수사에 대한 외압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검찰이 행정부에 소속돼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법무부 장관의 검찰총장에 대한 지휘감독권은 행정적인 부분이며 개별 사건에 대한 것은 아니다"고 선을 분명히 그었다.

신영철 대법관의 재판 개입 논란이 증폭되는 데 대해선 "법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 섞인 견해를 내놓았다. 정 전 총장은 "서울중앙지법 단독판사들이 신 대법관에 대한 대법원 윤리위의 처분이 솜방망이라고 말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며 "법관 독립성과 사법행정 지휘 중 어느쪽이 맞다고 판단할 것은 아니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도 "이런 부분(논란)을 국민들이 많이 알고 있고，이렇게 되면 '위에서 지시하면 지시하는 대로 되나 보다'라고 생각하게 된다"며 "이렇게 되면 (법관에 대한) 신뢰와 존경심이 떨어진다"고 우려했다.

서보미 기자 bm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