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금융당국이 지난해 폴크스바겐의 주가 급등락과 관련된 포르쉐의 주가조작 의혹에 대해 조사를 착수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독일 금융감독원 바핀(BaFin)은 12일 “포르쉐가 폴크스바겐의 인수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주가를 조작했는지에 대해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안자 엥겔랜드 독일 금감원 대변인은 이날 블룸버그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포르쉐가 지난 해 폴크스바겐 지분 확대 계획을 투자자들에게 즉각적으로 알리지 않았다는 점을 언론이 지적하고 나왔다”며 “이 부분에 대해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독일 경제주간지 비리트샤프츠보헤는 지난 8일 포르쉐의 내부 회의 문건을 입수해 “포르쉐가 지난해 2월까지 폴크스바겐 지분의 75%를 취득할 계획을 갖고 있다가 이를 철회했다”고 보도했다. 포르쉐는 2005년부터 지분 확대를 진행해 왔으며 지난 10월에 들어서야 목표지분인 75%를 밝혔다. 포르쉐 측은 “이 보도는 오보”라며 반박했다.

당시 포르쉐의 발표 후 금융위기로 자동차주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공매도에 나섰던 헤지펀드 등 기관들이 주식을 긴급히 매수(숏커버링)하면서 폴크스바겐 주가는 이틀간 4배 폭등해 한때 시가총액 세계 1위에 올랐다. 그러나 포르쉐가 다음날 시장 왜곡을 막기 위해 5%의 옵션을 청산하겠다고 발표하자 주가는 다시 급락했다.

이 과정에서 폴크스바겐을 공매도했던 헤지펀드들은 약 380억 달러의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법규에 따르면 주가 조작은 최대 5년의 징역형에 처해진다.

한편 포르쉐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데 피흐와 포르쉐 가문은 3년 반에 걸친 주식 매입을 통한 폴크스바겐 지분 확대를 포기하고 지난 6일 폴크스바겐과의 합병추진을 발표한 바 있다.

한경닷컴 이진석 기자 ge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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