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는 지난해 집에서 넘어지거나 욕실에서 익사하는 등의 사고로 숨진 사람이 1만2415명에 달했다. 이 중 65세 이상 고령자가 9683명으로 78%를 차지했다. 지난해 교통사고 사망자(8268명)보다 가정에서 불의의 사고로 숨진 사람이 훨씬 더 많았던 셈이다. 이 같은 현상은 2003년 이후 6년째 이어지고 있다.

때문에 일본에서는 고령자들의 집안 내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새로운 비즈니스가 속속 생겨나고 있다. 특히 은퇴 후 자택에서 노후를 보내는 고령자들이 거동하기 쉽도록 주택 내부를 고쳐주는 주택 개조(리폼)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주택설비 업체나 건축회사들 중에서는 아예 '고령자 전문'을 내세우는 업체들까지 등장했다.

주택 개조업체들은 거동이 불편하거나 휠체어를 사용하는 노인들을 위해 집안 곳곳의 문턱을 없애고,이동하기 쉽게 벽면에 손잡이를 설치해 준다. 또 노인들이 미끄러지지 않도록 마루를 고치거나 조명기구를 바꿔주고 화장실,침실 등에서 급한 사고를 당했을 때 긴급 구조를 요청할 수 있게 비상벨도 달아준다.

고령자 대상 주택 개조 수요가 급증하면서 관련 신제품들도 대폭 늘었다. 조작이 간편하고 힘이 적게 들어가는 샤워기와 변기,문턱을 없애주는 연결기구,거동이 불편한 사람들이 욕조에 들어가기 쉽게 만든 욕조용 리프트,1인용 소형 엘리베이터 등이 인기다. 요시다마사시설계사무소 관계자는 "집안의 동선을 따라 손잡이를 달고 욕실이나 화장실을 노인용을 바꿔주는 데 약 200만엔(2500만원) 정도 들어간다"며 "고령자를 대상으로 폭리를 취하는 사례도 많아 여러 업체를 비교한 뒤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