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부자씨(가명 · 58)는 2000년부터 2003년까지 4년에 걸쳐 주택 세 채를 구입해 현재까지 보유하고 있다. 두 채는 서울 서초구에,한 채는 경기도 분당에 있다. 지난해 정년퇴직한 나씨는 주택을 팔아 생활비로 사용하려고 했지만 양도소득세율이 너무 높아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최근 세법 개정으로 세 부담이 낮아진다는 소식을 듣고 희색이 만연하다.

다주택 보유자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지만 유의해야 할 점이 있다. 주택을 두 채 양도할 경우 어느 주택을 먼저 양도할 것인가에 따라 세금이 달라진다는 점이다.

나씨의 경우 3주택인 상태에서 분당에 보유하고 있는 주택을 양도하면 주택 수에 관계없이 양도소득세 과세표준에 따라 일반세율(6~35%)을 적용받는다. 하지만 투기지역(강남구 서초구 송파구)인 서초구에 보유하고 있는 주택을 먼저 양도할 경우에는 일반세율에 10%를 할증해 16~45%의 세율을 적용받게 된다. 따라서 나씨는 분당에 보유한 주택을 양도한 후 서초구 주택을 처분해야 양도소득세를 절세할 수 있다.

세액 차이를 대략 계산하면 양도소득세 과세표준을 6억원으로 가정하고 서초구 주택을 먼저 양도할 경우에는 2억5586만원{(6억원×45%-1414만원)×90%(신고납부 세액공제 10% 감안)}의 세금을 부담하게 되지만,분당에 보유한 주택을 양도한 후 서초구 주택을 양도하면 1억9586만원{(6억원×35%-1414만원)×90%}으로 약 6000만원의 양도소득세를 절세할 수 있다. 다만 나씨가 일반세율을 적용받기 위해서는 내년 12월31일까지 양도를 끝내야 한다. 만약 2011년 이후 양도할 경우에는 주택 수에 따른 중과세율 (2주택자 50%,3주택자 60%)을 적용받게 된다.

또 2009년 3월16일(2주택자의 경우에는 2009년 1월1일)부터 2010년 12월31일까지 취득한 주택에 대해서는 양도시기에 관계없이 중과세율을 적용받지 않고 일반세율을 적용받을 수 있다. 이를 이용하면 양도소득세 절세에 도움이 될 것이다. 다만 취득일로부터 2년 이내에 양도하면 단기 양도에 따른 중과세율(1년 이내 양도 50%,2년 이내 양도 40%)을 적용받기 때문에 유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