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 여왕 김연아와 톱스타 김태희가 휴대폰 광고 시장에서 정면으로 맞붙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최근 김연아와 휴대폰 광고 모델 계약을 체결했으며, 이달 말께 최신 풀터치폰 제품인 W770, 일명 '햅틱 미니' 광고에 기용할 것으로 13일 알려졌다.

이 제품은 미니라는 애칭에서 보듯 기존 풀터치폰에 비해 크기가 작고 50만~60만원대에 가격이 정해질 것으로 보여 LG전자의 실속형 풀터치 쿠키폰의 대항마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기존 풀터치폰에 비해 저렴한 59만원 가격을 강점으로 내세운 쿠키폰은 김태희를 광고 모델로 내세워 지난 3월 국내 출시 이후 한 달 반만에 20만대가 판매되는 등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김태희는 한국방송광고공사가 발간한 '2008년 소비자 행태 조사 보고서'에서 이영애, 이효리, 전지현 등 쟁쟁한 스타들을 제치고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는 등 여자 광고 모델계를 평정하다시피 했다.

이를 뒤집은 것이 김연아다. 최근 한국CM전략연구소가 조사한 지난 3월 광고 모델 선호도 조사에서 김연아가 김태희를 누르고 1위를 차지한 것이다.

LG전자로서는 쿠키폰의 인기가도에 브레이크가 걸릴 지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LG전자 관계자는 "쿠키폰의 인기에 경쟁사가 적잖이 신경을 쓰면서 김태희에 필적할만한 모델을 내세우려는 것 같다"면서 "쿠키폰이 국내 가장 얇은 10.9mm의 두께인데 경쟁사가 미니를 강조한 저가 제품을 내놓는다면 직접적인 경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풀터치폰 시장에서는 향후 중저가 실속형 제품이 주류를 차지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일반적이다.

김연아의 광고 효과에 대해서 다소 불투명하다는 의견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김연아는 이미 삼성 에어컨 광고 모델로 활동하고 있기 때문에 이미지가 충돌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10일 김연아의 광고 모델 기용을 밝히면서 "김연아의 도전 정신과 피겨 여왕으로서의 글로벌 이미지가 고객을 위해 끊임없이 새로운 디자인과 첨단 기능을 선보이는 휴대폰 브랜드 애니콜을 잘 대변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김연아가 최신 휴대폰 광고 모델로 나서겠지만 아직 어떤 제품이 될 지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박철응 기자 he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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