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가 조선과 항공을 주력으로 하는 일부 대기업들에 대한 강제적인 구조조정을 유예해달라고 금융당국에 요청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관계자는 14일 "부채 비율을 중심으로 재무구조 개선 대상 기업을 분류하는 현재의 구조조정 과정은 문제가 있다"며 "조선 항공 등 외화 부채가 많아 환율 상승 영향으로 부채 비율이 높아진 기업을 재무구조 개선 약정 대상에 넣는 것을 유예해 달라고 정부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은행들이 최근 평가한 채무 기업 재무구조 평가에서 14개 주채무계열(기업)이 불합격 판정을 받았고,10여개 그룹은 채권은행과 조만간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체결할 예정이다.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체결하면 자산 매각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

전경련 관계자는 "지난해 환율 급등 때문에 외화환산 손실이 급증해 부채 비율이 크게 높아졌지만 영업 실적은 괜찮은 기업이 적지 않다"며 "업종 특성을 고려해 재무구조 개선 약정을 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선업종은 선박을 수주했을 때 들어오는 선수금이 부채로 잡혀 수주가 증가하면 부채 비율이 증가하고,항공업종은 비행기 도입 비용이 달러 부채로 잡혀 환율 상승으로 부채 비율이 크게 높아지게 된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