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조그룹 계열인 오양수산한성기업 지분을 대량으로 장내 매수하면서 적대적 인수 · 합병(M&A)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오양수산 측은 '단순 투자' 목적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한성기업 대주주를 위협할 만큼 지분을 취득한 데다 과거 사조그룹의 M&A 전력으로 인해 M&A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오양수산은 계열사 오림과 함께 한성기업 지분 14.29%를 장내에서 취득했다. 오림이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초까지 지분 4.66%를 매입해둔 상태에서 오양수산이 이달에만 9.63%를 공격적으로 사들였다.

오양수산 관계자는 "단순투자 목적으로 취득했으며 향후 M&A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성기업 대주주인 임우근 회장과 특수관계자의 지분율이 14.43%에 불과해 적대적 M&A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특히 사조그룹이 대림수산 오양수산 등 잇단 M&A로 규모를 키웠다는 점이 주목된다. 이 같은 분석에 한성기업과 오양수산 주가도 나란히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다. 한성기업은 나흘째,오양수산은 이틀째 상한가다.

M&A 컨설팅업체인 ACPC의 남강욱 부사장은 "통상 단순 투자 목적으로 신고한 경우 대상 기업을 지켜보면서 장기전으로 가겠다는 심산"이라며 "상황을 관망하다가 지분 취득 목적을 단순 투자에서 경영 참여로 바꾼 후 적대적 M&A를 시도하는 사례가 종종 있다"고 설명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