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는 소멸하고 개인의 힘은 더 커질 것이다. "

최근 열린 유엔미래포럼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티모시 맥 세계미래학회 회장은 이번 금융위기의 패배자로 개인이나 금융회사가 아닌 국가를 꼽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개인은 비록 이번 위기로 많은 아픔을 겪었지만 이를 기회로 오히려 더욱 투명하고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먼저 매를 맞는 것이 낫다"며 "아픔이 조금 더 빨리 찾아온 만큼 개인은 '견제와 균형'의 원리를 바탕으로 다이어트를 통해 더욱 건강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래예측의 대표적인 모임인 세계미래학회를 이끌고 있는 그는 미국에서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맥 회장은 1970년대 이후 미래예측,사회역학관계,공공정책 등과 관련된 여러 비영리 단체의 이사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또 미국 감사원(US General Accounting Office)의 예산정책 테스크포스팀에 합류해 조언을 주기도 했다.

맥 회장은 "이번 경제위기로 인해 세계는 다극체제로의 이행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이라며 "1980년대 이전 미국과 소련의 양극체제에서 지난 20여년간 미국의 일극체제로의 이행에 이어 이번엔 다극의 시대가 올 것"이라고 예견했다.

그는 특히 "미국,EU,러시아,인도,중국 등 5개축이 중심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미국 펜타곤유니언을 예로 들며 크레딧유니언(신용협동조합)이 급부상할 것임을 예측했다.

그는 "이번 금융위기로 '큰 은행'에 대한 불신이 매우 커졌다"며 "믿을 수 있는 사람끼리 자금을 모아 관리하는 조합은행 형태의 소규모 지역은행이 지난 6개월간 급속도로 성장했다"고 말했다.

맥 회장은 또 남북관계 문제 해결을 위해선 무엇보다 남북한 국민들의 의지를 강조했다. '변화에 대한 의지'가 미래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설명한 그는 "중국의 변화 후 그 다음은 북한 차례"라며 변화가 이어질 것임을 암시했다. 그는 또 "북한에서도 이미 새로운 세대,새로운 생각이 떠오르고 있다"며 "통일은 남북한의 의지와 노력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글=김일규/사진=양윤모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