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14일 선물 시장에서 1조원 이상에 달하는 매물 폭탄을 쏟아냈다. 옵션만기일인 이날 프로그램 매도 물량까지 겹쳐 코스피지수는 급락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33.57포인트(2.37%) 하락한 1380.95로 장을 마쳤다. 뉴욕증시가 2% 이상 떨어졌다는 소식에 1400선에 대한 부담이 불거져 지수는 하락세로 출발했다. 오후 들어 외국인의 선물 순매도 규모가 1조원을 넘어서면서 투자심리는 더 악화됐다.

외국인은 선물을 1조1242억원 순매도해 지난해 7월11일(1조6236억원)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외국인의 매도 공세로 현 · 선물 간 가격차인 스프레드가 악화된 탓에 프로그램 순매도 규모도 3600억원 이상으로 커져 지수를 압박했다. 다만 증권사가 현물시장에서 4000억원 가까이 사들여 낙폭을 좁혔다.

프로그램 매도 공세로 포스코(-5.06%) 한국전력(-5.42%) 현대중공업(-4.52%) KB금융(-4.82%)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 일제히 하락했다. 종이목재(0.04%)를 제외한 전 업종이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단기 급등에 부담을 느낀 외국인이 현물과 선물 시장에서 순매도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어 당분간 주가에 부담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지난 3월 선물 · 옵션 동시만기일 이후 현물과 선물을 적극 사들여 온 외국인이 미국의 주택경기와 소매판매 등 실물지표가 부정적이라는 소식에 차익 실현에 나서기 시작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외국인은 아시아 증시에서 모두 동반 매도로 돌아섰다.

심상범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외국인의 매수세가 선물은 물론이고 현물 시장에서도 눈에 띄게 약해졌다"며 "수급 측면에서 부담이 될 전망"이라고 지적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