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활기를 띠기 시작한 아파트 청약시장에 30대 '스마트족'들이 떴다.

30대 초 · 중반인 이들은 부동산 전문가 뺨치는 정보력과 분석력으로 무장하고 모처럼 찾아온 부동산 시장의 호재를 만끽하고 있다.

15일 분양 현장 관계자들에 따르면 과거와 달리 30대의 젊고 똑똑한 재테크족들이 부쩍 늘었다. 특히 이들은 현장에서도 몰랐던 정보를 알아내거나 분양 아파트의 단점에 대해 송곳 같은 질문을 던져 분양 관계자들이 혀를 내두를 정도다.

인천 청라지구 '한화 꿈에그린' 당첨자 발표날인 지난 14일 견본주택을 찾은 곽모씨(34)는 "인천공항 고속도로에서 청라지구로 진입이 가능하냐"고 분양 상담원에게 물었다. 하지만 청라지구에서 인천공항 고속도로 진출은 가능하지만 진입이 불가능한 것으로 알았던 상담원은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그러자 곽씨는 "그렇지 않다"며 "인천국제공항을 거쳐서 이용하면 가능하다"며 오히려 상담원에게 알려줬다.

다른 단지에 비해 분양가가 높게 책정된 청라 '웰카운티 17단지' 견본 하우스를 찾은 김모씨(여 · 34)는 "토지비가 왜 이렇게 높아졌나. 탑상형 구조라 고개만 내밀면 옆집이 보이지 않느냐.호수공원 인근 단지가 조망권 프리미엄이 붙어 더 낫지 않느냐" 등을 꼬치꼬치 따져 물었다.

대부분이 실수요자인 이들은 분양 현장 이곳저곳을 다니며 발품을 팔아 스스로 시장 분석을 마치고 견본주택을 찾는다. 30대 젊은 투자자들끼리 인터넷 동호회를 결성하고 함께 찾는 경우도 있다. 분양 현장 관계자들은 "예전에는 부모님과 함께 찾아와 자금에 맞춰 상담을 받았지만 최근엔 세세한 정보들까지 꼼꼼하게 챙기는 젊은 재테크족들이 많다"며 "직관적으로 경험에 의존하는 40~50대 중장년층들과는 확연히 다른 투자패턴을 보인다"고 말했다.

성선화 기자 doo@hanky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