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자동차 '빅3'의 몰락 등 세계 자동차 산업의 재편이 예고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외 자동차 업체는 나름의 생존 전략을 모색 중이다. 이 중 대다수 업체는 친환경·고효율 자동차인 '그린카'를 향후 성장의 원동력으로 삼고 있다. 각국 정부도 환경산업 관련 지원책을 내놓고 그린카 개발에 뛰어든 업체들에게 힘을 실어준다.

특히 그린카 가운데 친숙한 '하이브리드카'는 경기침체로 가라앉은 자동차업체들의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또 매연 대신 수증기를 배출하는 '수소연료전지 자동차'도 인류의 화석연료 의존을 벗어나기 위한 각국 정부의 역점사업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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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자동차 업계에서는 현대·기아자동차를 중심으로 '高연비·無공해·低소음'을 내세운 그린카 개발과 상용화 계획을 잇따라 발표하는 등 각 회사의 핵심역량을 집중 투입하고 있다.

◆현대·기아차, “양산시점 앞당기고 세계 4대 그린카 강국 견인”

지난 1991년부터 그린카 사업에 뛰어든 현대기아차는 하이브리드카의 양산시점을 2009년 하반기로 앞당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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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모델을 개발하며 시범운행을 해 온 현대차는 오는 7월 아반떼 LPG 하이브리드 양산에 돌입한다.

현대기아차는 2010~2011년에 'YF 쏘나타'와 '로체'에도 하이브리드카를 도입, 전체 생산량을 3만대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어 2018년까지 연 50만대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여기에는 가정용 전기코드로 동력을 충전시킬 수 있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도 포함된다

수소연료전지차량은 2012년 실용화될 예정이다. 2012년 1000대, 2018년에 3만대를 생산하겠다는게 현대기아차의 목표다. 오는 2030년에는 100만대를 생산하겠다는 장기적인 계획도 세워 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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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는 SUV 차량인 투싼, 기아차는 모하비와 스포티지의 수소연료전지 모델을 개발해 최근 공개했다.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은 지난해 10월 기술개발 회의에서 임원들에게 "녹색기술과 청정에너지 연구개발에 핵심역량을 집중해 '세계 4대 그린카 강국'에 조기 진입하도록 협조할 것"을 천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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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대우, “3단계 개발계획…전기로만 운행하는 ‘볼트’ 출시예정”

GM대우의 모회사인 제너럴모터스(GM)가 지난 2007년 선보인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볼트'는 2010년 하반기 미국에서 첫 생산될 예정이다. GM대우는 2011년에 볼트 양산 모델 10대를 국내로 들여와 시범 운행을 갖고 한국 시장 출시를 타진하겠다는 계획이다.

GM은 특히 국내업체인 LG화학과의 배터리 기술 제휴로 2010년 전기차 양산을 선언한 바 있다.

수소연료전지자동차인 시보레 '에퀴녹스'는 GM의 4세대 수소연료전지 기술로 만들어졌다. 휘발유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수소연료로만 주행하기 때문에 매연 등 공해물질을 발생시키지 않고 수증기만 배출한다. 한 번 수소연료 충전으로 최장 320km까지 주행이 가능하며 최고속도는 160km/h다.

GM은 지난 2007년부터 미국 내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에퀴녹스를 시범 운행 중이다.

쌍용차 "카이런 디젤 하이브리드·C200 하이브리드 '에코' 주력"

2004년부터 그린카 개발에 뛰어든 쌍용자동차는 2009년 서울모터쇼 베스트 컨셉트카에 선정되기도 한 'C200'의 하이브리드 모델 '에코(Eco)'의 올 하반기 출시를, 카이런 디젤 하이브리드는 2011년 시범 보급을 목표로 하고 있으나 상황은 유동적이다.

쌍용차는 SUV 차량 카이런의 디젤 하이브리드 모델을 지난 2007년 개발해 5대의 시험차량을 운행하며 검증을 진행 중이다.

한편 자동차부품 전문회사인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10월 하이브리드카 사업 진출을 발표한 뒤 핵심부품 국산화에 주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현대모비스는 오는 2012년까지 약 1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며 2010년까지 대단위 하이브리드차 부품 전용 공장을 신축할 계획이다.

한경닷컴 이진석 기자 ge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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