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자산운용사에 위탁 운용하고 있는 인덱스펀드의 투자자금 회수에 나서 주목된다. 코스피지수가 1400선에 이르자 추가 상승에 대한 부담으로 주식 비중을 줄이는 차원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17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최근 인덱스펀드 위탁 운용사들에 운용자금 중 5000억원에 대한 환매를 예고했다. 이는 국민연금이 위탁 운용하고 있는 인덱스펀드 2조800억원(3월 말 기준)의 24%에 해당하는 규모다. 환매 일정은 시장 상황을 고려해 각 운용사별로 펀드매니저와 협의한 후 결정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각 운용사별 운용 규모를 감안해 안분비례해 줄이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환매 예고 여부를 확인해 줄 수 없다"면서도 "시장 상황 변화에 따라 탄력적으로 대응한다는 기본적인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증권업계 전문가는 "국민연금이 주식 비중을 줄인다는 것은 주가의 추가 상승 가능성을 높게 보지 않는다는 의미여서 투자심리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국민연금이 코스피지수 1200선을 넘어선 후 고유계정에서 1조원 넘는 주식을 판 데 이어 위탁운용 주식형펀드의 주식 투자 비중 하한선을 90%로 낮춘 것과 맥을 같이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추가 상승에 대한 부담을 갖고 주식 비중을 줄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국민연금의 위탁 운용보수가 지나치게 많다는 지적에 따라 위탁운용하던 인덱스펀드를 자체 운용 방식으로 전환하는 과정의 하나로 해석했다. 지수가 단기 급등한 시점에서 현금화한 후 자체적으로 인덱스펀드 운용에 들어갈 것이라는 지적이다. 조윤남 대신증권 투자분석부장은 "국민연금의 현금 비중이 높아진 상황이어서 시장이 급락할 경우 증시 안전판 역할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