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직비용 만만찮고 갈수록 힘들어도 자신감은 잃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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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비용 마련위해 구직자 절반 아르바이트
지난 2월 서울 소재 대학을 졸업한 A씨.지금까지 3개월가량 18곳의 회사에 입사 지원서를 냈다. 그 중 면접까지 치른 회사는 단 3곳이다.
대기업만 바라볼 수만 없어 이제는 중소기업에도 입사 지원서를 내고 있다. 백수 생활이 길어지는 만큼 경제적인 압박도 강도가 높아지고 있다. 더 이상 집에 손을 벌릴 수 없어 아르바이트에 나서기로 했다. 면접 활동 등에 지장을 주지 않기 위해 편의점 야간 아르바이트를 고려 중이다. 취업 활동에 들어가는 비용도 조금씩 줄이고 있다. 학원의 토익 과정을 중단하고 대신 인터넷 강의와 교재를 활용하기로 마음먹었다.
A씨의 모습은 최근 각 취업 정보업체들의 통계 조사를 통해 나타난 대졸 구직자의 전형적인 사례다. 졸업한 지 3개월여가 넘어가면 지치기 시작한다. 거기에 경제적 압박까지 겹쳐지면 자신감이 흔들릴 때도 있다. 그러나 많은 20대 구직자들은 힘든 일상을 살아가면서도 열정을 갖고 좁은 취업문을 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석 달여간 입사지원만 18번
취업 정보업체인 잡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2월 졸업한 4년제 대학 졸업자들 중 지난달까지 구직활동에 나선 사람들은 평균 14.5회의 입사지원서를 냈다. 5월 중순까지 기간을 늘리면 18차례로 늘어난다. 20회 이상 지원서를 낸 사람들도 20%를 넘었으며 지원서 제출 상위 7.5%는 무려 50번 이상을 접수시켰다.
이들 구직자의 평균 면접 횟수는 2~3회 정도였다. 6~7군데 정도의 기업에 입사 지원을 해서 1회 정도의 면접기회를 얻을 수 있었던 셈이다. 특히 전체 취업준비생의 3분의 1가량은 입사 지원 후 단 한곳에서도 면접 제의를 받은 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 청년 취업난을 실감케 했다.
취업난 속에 자신의 전공을 탓하는 구직자도 많다. 절반 이상인 54.1%는 전공이 취업에 도움이 안 된다고 답했다. 전공계열별로는 인문계열이 69.6%로 가장 높았으며 예체능계열(59.0%),사회과학계열(55.2%) 순이었다. 반면 경상계열과 이공학계열은 자신의 전공이 취업에 도움이 된다는 응답자 비율이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구직비용 줄이기 안간힘
구직 기간이 장기화되면서 비용 부담도 커지고 있다. 취업 정보업체인 커리어가 최근 조사한 바에 따르면 면접 1회당 6만7000원가량을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기업으로부터 받은 면접비는 1만3000원 정도에 불과했다. 가장 많은 비용을 지출하는 항목을 묻는 질문에는 '교통비'가 85.4%로 가장 많았다. 이어 '의상구입비'(49.7%) '헤어 · 메이크업 등 미용비'(29.9%) '숙식비'(20.6%)'면접관련 서적 구입비'(19.4%) 등이다. 이 밖에도 취업을 위한 학원 비용이나 교재 비용,토익스피킹 · 오픽 등 시험 응시료 등 취업 전반에 들어가는 부대 비용도 많다.
이렇다 보니 구직자 중 상당수는 취업준비에 지출하는 비용을 줄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비용을 줄이거나 포기한 대표적 분야는 교통비,식비 등이다. 이 때문에 멀리 떨어졌거나 합격 가능성이 낮아 보이는 회사엔 지원조차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커리어의 또 다른 조사에 따르면 최근 20대 구직자 중 절반가량은 구직활동과 아르바이트를 병행하고 있다. 다양한 이유가 있지만 취업비용과 생활비 마련을 위한 생계형 아르바이트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 취업비용을 지원해준다면 아르바이트를 그만두고 구직활동에 전념하겠다는 응답이 76.4%에 달했다.
◆힘들수록 당당해져라
일자리가 줄어들고 위기가 계속되면 구직자들은 의기소침해지기 쉽다. 취업에 실패하는 횟수가 늘게 되면 이로 인해 자신감을 잃게 되고 스스로를 자책하며 더욱 더 깊은 나락으로 떨어지게 된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자신감과 당당함은 가장 큰 무기다. 힘들수록 당당하고 자신감 있는 모습은 위기상황에서 믿을 수 있는 인재라는 느낌을 준다.
실제로 기업들은 불황기일수록 긍정적이고 투지에 넘치는 인재를 찾게 된다. 암울한 얘기가 쏟아지고 힘든 상황이 계속되더라도 자신감 있는 마음가짐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은 밖으로도 드러나게 되며 취업에 큰 플러스 작용을 하게 된다. 인크루트 이광석 대표는 "목표를 분명히 하고 목표기업에 입사한 자신의 모습을 지속적으로 그리면서 취업준비를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고경봉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