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이 폐쇄될 경우 피해액은 얼마나 될까. 정부는 남북 간의 투자 문제가 국제법의 보호를 받을 수 없기 때문에 북한이 억지를 부리면 우리 정부와 기업들이 고스란히 피해를 보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확한 피해 규모는 집계되지 않고 있으나 투자금 회수불능으로 보게 되는 직접적 피해에다 국내 업체에 대한 파급효과까지 감안할 경우 피해액은 최소 2조3600억원에서 최대 6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최근 국회입법조사처는 개성공단 폐쇄로 인한 우리 정부와 기업들의 피해액을 1조3600억원으로 추산했다.

정부와 한국토지공사 · KT · 한국전력 등이 공단 용지 조성，전력 · 통신 · 용수 시설에 투입한 돈이 3600억원이다. 여기에 104개 입주 기업들이 시설 투자비로 쓴 3700억원을 더하면 공단 폐지로 인한 직접 피해액은 7300억원이 된다. 입법조사처는 또 이 같은 돈을 공단이 아니라 국내에 투자했을 때 발생했을 생산 유발 효과 6300억원까지 합해 피해액을 1조3600억원으로 계산했다.


그러나 여기에는 정부 예산으로 투자된 금액이 빠져 있다.

기업활동이 가능하도록 △철도, 도로, 배후 물류단지 등 사회간접자본(SOC) 구축에 6580억원 △개성공단 부지 조성과 전력공급 · 통신에 3118억원 등 기반시설 공사에 총 1조원가량이 국고에서 지원됐다.

또 현대아산도 개성공단에 총 7992억원을 투자했다. 개성 지구 개발 독점권 7492억원에 시설 투자비가 500억원이다. 이 중 상당액도 회수 불능으로 결론날 가능성이 있다. 이 금액도 국회입법조사처의 피해액 추정치에는 빠져 있다.


개성공단기업협의회 한 관계자는 "상당수 기업이 생산시설을 전부 개성으로 옮겨간 데다 지난 3년간 공장 운영을 위해 쏟은 시간과 근로자 교육 등 제반 투자를 감안하면 입주기업들의 실제 피해액은 수치로 환산할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개성공단 가동이 중단되면 국내에 투자했던 모 기업들의 매출 손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국내 모기업들의 매출 손실도 2조1000억원정도 예상된다. 문제는 개성공단에 투자했던 모기업의 협력 업체가 약 6000개가 된다는 것이다. 이런 기업들의 피해까지 합할 경우 피해액은 수조원 더 더해질 수 있다는 계산이 가능하다.

박수진/김형호 기자 notwom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