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직장생활 3년째에 접어드는 김선규씨(29).입사 이후 바쁘다는 핑계로 평소 아침식사를 걸러 온 그는 새로 만난 여자친구 덕분에 지난달부터 아침식사를 빼먹지 않게 됐다. 사무실에 도착하면 곧바로 녹즙을 마실 수 있도록 주문해준 것.김씨는 "신선한 건강음료로 하루를 시작하니 기분도 개운해진다"며 "다양한 종류의 녹즙이 배달돼 질리지도 않는다"고 했다.

김씨처럼 아침을 제대로 챙겨먹는 직장인은 그렇게 많지 않다. 실제 직장인의 30% 정도가 아침밥을 먹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을 정도다. 하지만 아침식사는 꼭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아침을 굶으면 뇌에 에너지원(포도당) 공급이 안 돼 집중력과 사고력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생리적으로 불안정한 상태가 되기 때문.이에 따라 오피스타운에는 녹즙 등 아침식사 대용 건강식품을 찾는 이가 늘고 있다.

◆녹즙 선택,이것이 중요하다

녹즙은 무엇보다 원료가 되는 야채가 가장 중요하다. 농약을 사용하지 않은 유기농 재료를 선택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영양소가 파괴되므로 즉시 마시는 게 원칙.또 공복에 마시는 것이 가장 잘 흡수되고 식사 30분 전 또는 식후 2~3시간에 마셔야 흡수가 빠르다. 찬 녹즙 때문에 설사나 위장장애 등이 있었다면 실온에 30분쯤 뒀다가 조금씩 마시는 게 좋다. 봄철에는 신진대사 기능이 왕성해지면서 비타민 소모량이 3~5배 증가하므로 춘곤증 극복 및 빠른 피로 회복을 위해 비타민 B,C가 많은 음식을 충분히 섭취하는 게 바람직하다.

대표적인 야채는 명일엽.비타민 B1,B2,B6,B12,C가 풍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채소가 함유된 제품 가운데 가장 많이 팔리는 게 풀무원녹즙의 '유기농 100% 명일엽녹즙'(150㎖ 2000원).잦은 술자리와 불규칙한 식사로 위장 장애를 호소하는 직장 남성들에게 인기가 높다. 선인장 열매인 뚜나(Tuna)도 피부 노화 방지와 스트레스 해소 등에 도움을 주는 천연 영양제로 각광받고 있다. 단일 식물로는 드물게 18가지 아미노산,14가지 비타민 등 총 40여종의 식물화합물을 가지고 있어 '영양성분의 천연 보고'로 통한다.

◆커지는 녹즙 시장

아침 대용식을 찾는 샐러리맨이 늘면서 풀무원을 비롯해 새벽,참다운,참선진 등 녹즙 생산업체가 시장에서 경쟁 중이다. 시장점유율 45%로 1위인 풀무원은 신선하고 안전한 원료 확보를 위해 국내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계약재배를 통해 유기농 채소를 산지에서 공급받는다. 신선함을 유지하기 위해 '1일 배송,1일 생산,1일 유통기한'(1,1,1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유기농 명일엽녹즙'과 '유기농 케일녹즙'은 100% 유기농 재배 원료만을 넣은 제품이다.

이 회사는 최근 200억여원을 투자,충북 증평군 도안면에 연산 2만t 규모의 국내 최대 녹즙 공장을 준공했다. 기획 단계부터 '친환경' 컨셉트로 설계된 이 공장은 개인 건강은 물론 생태계와 환경 보호까지 고려하는 로하스(LOHAS:Life Of Health And Sustainability)정신을 구현했다는 평가다.

참다운녹즙은 국내에 건조 녹즙을 처음 선보였다. 착즙-건조-과립화-정제-포장의 생산라인을 갖춰 수입에 의존하던 건조 녹즙을 국내에서 생산할 수 있게 했다. 새벽녹즙은 이롬의 생즙 부문을 인수해 녹즙 사업 강화에 나섰다. 클로렐라로 유명한 대상웰라이프도 대리점을 모집하는 등 녹즙 사업에 진출하기 위한 채비를 하고 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