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기로 전기를 돌리고 남는 에너지는 전력회사에 되팔고….' LS산전이 이 같은 '그린 빌리지' 조성에 나선다.

LS산전은 올해 안에 약 30세대를 선정해 실시간으로 전기요금을 확인하고,필요할 때마다 태양광 발전으로 모은 전기를 사용할 수 있는 그린 빌리지를 만들기로 했다. 기업이 앞장서 그린 빌리지를 만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구자균 LS산전 사장은 17일 "이 같은 친환경 사업에 오는 2012년까지 약 2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라며 "앞으로 녹색전력 정보기술(IT),지능형 빌딩시스템,그린 빌리지,그린 팩토리 등에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시범사업이 가능한 것은 '스마트 그리드(smart grid)'로 불리는 기술 덕분이다. 스마트 그리드는 전력 공급자와 소비자가 실시간으로 전기사용량과 전기요금 정보를 교환할 수 있는 차세대 전력망으로 기존의 전력 관련 기술과 IT가 합쳐서 탄생했다. 이 시스템을 이용하면 집안에 있는 TV 냉장고 에어컨 등의 플러그를 꽂았다 뺐다 하지 않아도 된다.

필요에 따라 태양광 발전으로 만든 전기와 전력회사에서 공급하는 전기를 전자제품이 자동으로 선택해 사용할 수 있어 지금보다 에너지 소비량을 최대 13%까지 줄일 수 있다. 사용한 전기요금은 물론 이산화탄소 발생량도 집안에서 언제든지 확인할 수 있다. 쓰고 남은 태양광 발전 에너지는 전력회사에 되팔 수도 있다.

LS산전은 그린 빌리지 외에 이 같은 스마트 그리드 시스템을 적용한 '그린 팩토리'도 세우기로 했다. 30여억원을 투자해 청주에 있는 제2공장을 연내에 에너지 활용도가 높은 친환경 공장으로 바꾸기로 한 것.

하지만 넘어야 할 산도 많다. 스마트 그리드 기술을 기반으로 한 그린 빌리지 사업이 확대되기 위해서는 관련 법 개정 등 정부 지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회사 관계자는 "실시간 전기요금제도가 법으로 만들어지고,이 같은 시스템을 적용한 건물에 한해 에너지 인증을 해주는 등 정부의 인센티브가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김현예 기자 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