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금융 컨퍼런스 개막] "세계경제 회복, 과정이 더 중요…견인차는 이머징마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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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누 바스카란 이사, 위기 후 소비재업종 증시 주도
찰스 프린스 前회장, 투자은행 새 모델 제시할 것
찰스 프린스 前회장, 투자은행 새 모델 제시할 것
한국경제신문 등 한경미디어그룹이 한국경제TV 창사 10주년을 맞아 개최하는 '세계 경제금융 컨퍼런스'의 개막을 하루 앞둔 17일 주요 참가자들이 속속 한국을 찾았다. 컨퍼런스의 각 세션에서 기조연설을 할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와 찰스 프린스 전 씨티그룹 회장,노버트 월터 도이치뱅크그룹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이날 입국했다. 마누 바스카란 센테니얼그룹 이사와 제임스 맥코맥 피치 아시아국가신용등급 담당 이사 등도 인천공항을 통해 한국을 찾았다. 마크 모비우스 템플턴애셋매니지먼트 회장은 미리 귀국해 기조연설을 준비했다.
이날 입국한 주요 인사들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진행중인 상황에서 열리는 컨퍼런스인 만큼 다양하고도 심층적인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지난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는 이날 오전 입국했다. 그는 "10년 전 비슷한 위기를 겪었던 한국 경제에 대해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19일 오전 1세션에서 '신용위기와 세계경제-교훈과 세계 금융시장의 재건'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할 예정인 그는 "현재의 위기는 매우 위험한 것이며 아주 공격적이고(aggressive) 창의적(creative)인 대응을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클린턴 전 대통령의 강연을 들어본 적이 없어 강연 내용이 어떨지 매우 궁금하고 기대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날 일본에서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한 크루그먼 교수는 한국을 비롯해 중국 대만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들을 방문하고 있다. 그는 "그동안 미국과 유럽의 경제 위기에 대해 연구했는데 아시아 국가들이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보려고 여행을 계획했다"고 설명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중국을 방문했을 때 굉장히 흥미로웠지만 그다지 즐겁지는 않았다"며 "그 이유는 간단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기조연설 때 이야기하겠다"고 말했다.
◆…찰스 프린스 전 씨티그룹 회장은 이날 인천공항을 통해 한국에 왔다. 그는 "세계 경제의 본격적인 회복 시기를 점치기는 어렵지만 최근 들어 아주 희망적인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며 세계 경제와 한국 경제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그는 "각국 정부가 경기 회복을 위해 필요한 정책을 집행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국가 간 협력에도 적극적"이라며 "이 같은 조치들은 긍정적인 결과를 낳을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한국 경제의 미래를 낙관했다. 그는 "한국은 산업 발전 수준이 높고 무역 규모가 크기 때문에 세계 경제가 회복세로 접어들면 경제가 매우 빠른 속도로 좋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프린스 전 회장은 "19일 기조연설에서 금융위기 속에서 투자은행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이야기하겠다"며 "미국의 주요 투자은행들이 몰락한 이후 투자은행의 새로운 모델을 찾고 있는 금융인들에게 유익한 토론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노버트 월터 도이치뱅크그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1980년대 초 한국을 처음 방문했을 때를 생생히 기억한다"면서 "압축적으로 성장한 한국 경제가 이번 경제위기를 잘 넘어설 수 있을지 관심 있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오바마노믹스'를 주제로 19일 오전 2세션에서 강연하는 월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며 이것이 전 세계적으로 어떤 의미를 갖는지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세계 경제의 전망에 대해 '비교적 긍정적'으로 본다고 답했지만 구체적인 회복 시점 등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다만 "각국 정부의 경기 부양 정책 등은 결국 작동할 것이고 세계 경제도 회복하겠지만 그 과정이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며칠 전 방한한 마크 모비우스 템플턴애셋매니지먼트 회장은 한국 템플턴 관계자들과 회의를 갖는 등의 일정을 소화했다. 그는 한국을 포함한 중국 인도 등 이머징마켓(신흥시장) 증시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모비우스 회장은 "이머징마켓은 앞으로 글로벌 경제 성장을 주도해나갈 핵심 주체로 투자 전망도 아주 긍정적"이라며 "장기 투자자에겐 지금이 이머징마켓 주식을 매입할 적기"라고 말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경제 펀더멘털(기초여건)이 견조한 데다 여전히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이머징마켓 기업들의 주가가 내재가치 이하로 떨어져 있다는 점 등을 꼽았다. 그는 "증시 랠리도 최소 연말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오후 5시께 입국한 마누 바스카란 센테니얼 그룹 이사는 "한국 정부는 글로벌 경제위기에 매우 신속히 대응하고 있다"며 "미국 금융시장의 불안이 완화되고 있고 중국 경제도 회복 조짐을 보이는 등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전히 부정적인 신호도 함께 나오고 있다"며 지나친 낙관론을 경계했다. 그는 세계 주식시장이 최근 급속도로 동반 상승세를 보이는 것과 관련,"베어마켓랠리(약세장에서 일어나는 일시적 반등)일 가능성이 있다"며 "본격적인 상승세로 보기에는 위험 요소가 많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는 "세계 경제가 본격적으로 회복되면 소비가 살아나면서 소비재 업종이 주식시장 상승을 주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창재/이상은/유승호/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