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금융 컨퍼런스] "보호무역주의는 세계경제 회복의 공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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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버트 월터 도이치뱅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세계 경제가 불확실성에 직면한 지금 정부와 기업들이 생각하기 쉬운 도피처는 민족주의,혹은 보호주의”라며 “하지만 이는 세계 경제를 회복시키는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세계 경제금융 컨퍼런스에서 ‘오바마노믹스’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기 위해 방한한 월터 이코노미스트는 18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밝혔다.그는 “불확실한 상황에서 익숙한 도피처를 찾고자 하는 인간의 본능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지만 모든 국가들이 개방적이고 솔직하게 협조하고 공조하지 않으면 현재의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경기부양책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미국 GDP(국내총생산)의 5.5%에 달하는 8000억달러 규모의 ‘미국 회복 및 재투자 법안’이 연말께 미국 경제를 안정시킬 것으로 본다.미국 정부는 인프라와 재생 에너지 분야,교육 분야에 재정 투입을 계획하고 있다.이는 미국 경제의 장기 성장 잠재력에 실제로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다만 기간자산담보대출(TALF) 등 재정 확대 정책은 결단력있는 실행이 뒤따라야 한다.가장 중요한 것은 올해 약 12%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재정적자를 제어 가능한 범위 내에서 관리하는 것이다.이 일에 실패한다면 미국의 달러와 국채는 막대한 압력을 받게 될 전망이다.”
△미국의 경기 침체가 얼마나 오래갈 것으로 보는지.
“지금은 불확실성이 극에 달해 있는 상황이다.정확한 숫자보다는 범위(range)를 이야기하는 게 나을 것 같다.미국의 올해 GDP는 2.5~5% 정도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부동산 시장이 가장 중요한 변수다.최근에 약간 개선된 숫자를 보이기는 했지만 주택 시장은 올해 내내 침체 상태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된다.”
△오바마 대통령의 경제 정책이 다른 국가,특히 아시아 국가들에 어떤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하는가.
“작년에 많은 국가들은 미국 경제와 따로 움직이기를 원했다.하지만 그같은 희망은 물거품이 됐다.그만큼 미국 경제가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은 막대하다.올해 초 미국의 수입이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6%나 줄었다.올해 말 미국 경제가 새로운 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 지가 아시아를 비롯한 전세계 국가들의 경기에 매우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본다.오바마 대통령의 정책이 반드시 성공해야 하는 이유다.”
△미국과 유럽,아시아 국가들이 세계 경제를 재건하기 위해 어떤 공조 정책을 사용해야 한다고 보나.
“우선 개방적(open)이고 솔직한(honest) 협조가 있어야 한다.만약에 어떤 국가들이 아직도 다른 국가의 경기부양책에 편승해서 가려는 마음을 먹고 있다면 그 국가는 현재 위기가 어떤 차원인지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다.둘째로 환율 조작 등 보호주의로 회귀하지 않겠다는 명확한 약속이 있어야 한다.셋째로 금융시스템에 대한 새로운 규제 체계에 대해서 전세계가 동의해야 한다.”
△그렇지만 보호주의가 만연할 조짐을 보이고 있는데.
“요즘같이 불확실한 시대에 최선의 도피처를 찾는 건 인간으로서 당연한 본능이다.민족주의,혹은 보호주의가 부활하는 것도 이런 심리적인 이유에서일 것이다.익숙한 도피처를 찾는 것은 이해할만한 행동이기는 하지만 모든 국가들이 서로 얽혀있고 상호 의존하고 있는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좋은 해결책을 찾는 노력을 허사로 만들 수도 있다.”
△경제위기 이후에 미국의 영향령이 상당히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언뜻 보면 자본주의와 앵글로색슨 모델이 실패했다고 결론지을 수도 있다.결국 미국의 상대적 역할이 축소하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현재로서는 미국이 다른 나라들에 ‘역할 모델’로서의 매력을 잃었다고 생각한다.하지만 위기에 대응하는 능력에서 볼 때 미국을 저평가하는 건 곤란하다.미국은 특유의 유연함과 혁신 잠재력을 갖고 있으며 다른 국가들에 비해 선진화된 민주주의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많은 국가의 정부들이 요즘 시장 개입에 적극적인데 어떻게 보고 있는지.
“전례없는 글로벌 금융시스템 변동기의 한복판에 있으며 금융시장이 세계 경제에 가장 심각한 불확실성 요소로 남아 있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없는 사실이다.금융시장은 현실에 맞게 재조정돼야 한다.첫번째로는 투자은행에서 벗어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둘째로 정부가 금융 시장의 이해관계자로서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셋째로 금융 시장에 대한 규제와 감독이 늘어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국 정부는 자본시장에 대한 규제를 오히려 완화하는 추세인데.
“우등생(선진국 금융회사)들이 시장에서 벌인 ‘호화쇼’는 실패로 돌아갔지만 한국은 금융시장을 개방하고 혁신하는 현재의 여행을 계속해야 한다고 생각한다.아직은 우등생이 아니기 때문이다.물론 이 여행에는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지만 말이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
▶누구인가…
도이치뱅크 그룹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이자 도이치뱅크리서치의 최고경영자(CEO)다.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위치한 요한 볼프강 괴테 대학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도이치뱅크에 입사하기 전에는 독일 키일 세계경제학연구소에서 교수로 재직했다.미국 존스홉킨스대학의 리서치 펠로로도 활동했다.현재 유럽증권시장 규제위원회 위원,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업산업정책자문위원회(BIAC)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경기부양책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미국 GDP(국내총생산)의 5.5%에 달하는 8000억달러 규모의 ‘미국 회복 및 재투자 법안’이 연말께 미국 경제를 안정시킬 것으로 본다.미국 정부는 인프라와 재생 에너지 분야,교육 분야에 재정 투입을 계획하고 있다.이는 미국 경제의 장기 성장 잠재력에 실제로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다만 기간자산담보대출(TALF) 등 재정 확대 정책은 결단력있는 실행이 뒤따라야 한다.가장 중요한 것은 올해 약 12%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재정적자를 제어 가능한 범위 내에서 관리하는 것이다.이 일에 실패한다면 미국의 달러와 국채는 막대한 압력을 받게 될 전망이다.”
△미국의 경기 침체가 얼마나 오래갈 것으로 보는지.
“지금은 불확실성이 극에 달해 있는 상황이다.정확한 숫자보다는 범위(range)를 이야기하는 게 나을 것 같다.미국의 올해 GDP는 2.5~5% 정도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부동산 시장이 가장 중요한 변수다.최근에 약간 개선된 숫자를 보이기는 했지만 주택 시장은 올해 내내 침체 상태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된다.”
△오바마 대통령의 경제 정책이 다른 국가,특히 아시아 국가들에 어떤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하는가.
“작년에 많은 국가들은 미국 경제와 따로 움직이기를 원했다.하지만 그같은 희망은 물거품이 됐다.그만큼 미국 경제가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은 막대하다.올해 초 미국의 수입이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6%나 줄었다.올해 말 미국 경제가 새로운 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 지가 아시아를 비롯한 전세계 국가들의 경기에 매우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본다.오바마 대통령의 정책이 반드시 성공해야 하는 이유다.”
△미국과 유럽,아시아 국가들이 세계 경제를 재건하기 위해 어떤 공조 정책을 사용해야 한다고 보나.
“우선 개방적(open)이고 솔직한(honest) 협조가 있어야 한다.만약에 어떤 국가들이 아직도 다른 국가의 경기부양책에 편승해서 가려는 마음을 먹고 있다면 그 국가는 현재 위기가 어떤 차원인지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다.둘째로 환율 조작 등 보호주의로 회귀하지 않겠다는 명확한 약속이 있어야 한다.셋째로 금융시스템에 대한 새로운 규제 체계에 대해서 전세계가 동의해야 한다.”
△그렇지만 보호주의가 만연할 조짐을 보이고 있는데.
“요즘같이 불확실한 시대에 최선의 도피처를 찾는 건 인간으로서 당연한 본능이다.민족주의,혹은 보호주의가 부활하는 것도 이런 심리적인 이유에서일 것이다.익숙한 도피처를 찾는 것은 이해할만한 행동이기는 하지만 모든 국가들이 서로 얽혀있고 상호 의존하고 있는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좋은 해결책을 찾는 노력을 허사로 만들 수도 있다.”
△경제위기 이후에 미국의 영향령이 상당히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언뜻 보면 자본주의와 앵글로색슨 모델이 실패했다고 결론지을 수도 있다.결국 미국의 상대적 역할이 축소하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현재로서는 미국이 다른 나라들에 ‘역할 모델’로서의 매력을 잃었다고 생각한다.하지만 위기에 대응하는 능력에서 볼 때 미국을 저평가하는 건 곤란하다.미국은 특유의 유연함과 혁신 잠재력을 갖고 있으며 다른 국가들에 비해 선진화된 민주주의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많은 국가의 정부들이 요즘 시장 개입에 적극적인데 어떻게 보고 있는지.
“전례없는 글로벌 금융시스템 변동기의 한복판에 있으며 금융시장이 세계 경제에 가장 심각한 불확실성 요소로 남아 있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없는 사실이다.금융시장은 현실에 맞게 재조정돼야 한다.첫번째로는 투자은행에서 벗어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둘째로 정부가 금융 시장의 이해관계자로서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셋째로 금융 시장에 대한 규제와 감독이 늘어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국 정부는 자본시장에 대한 규제를 오히려 완화하는 추세인데.
“우등생(선진국 금융회사)들이 시장에서 벌인 ‘호화쇼’는 실패로 돌아갔지만 한국은 금융시장을 개방하고 혁신하는 현재의 여행을 계속해야 한다고 생각한다.아직은 우등생이 아니기 때문이다.물론 이 여행에는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지만 말이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
▶누구인가…
도이치뱅크 그룹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이자 도이치뱅크리서치의 최고경영자(CEO)다.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위치한 요한 볼프강 괴테 대학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도이치뱅크에 입사하기 전에는 독일 키일 세계경제학연구소에서 교수로 재직했다.미국 존스홉킨스대학의 리서치 펠로로도 활동했다.현재 유럽증권시장 규제위원회 위원,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업산업정책자문위원회(BIAC)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