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변동금리로 대출을 받는 비중이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당장의 이자부담이 적다는 것을 고려한 선택이지만 향후 금리가 인상되는 추세로 바뀔 경우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1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은행권 신규 가계대출 가운데 변동금리 대출 비중은 91.8%로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2001년 이후 가장 높았다. 고정금리 대출 비중은 8.2%에 불과했다.

분기별 변동금리 대출 비중은 2007년까지만 해도 85%를 밑돌았으나 작년 2분기 90%로 올라선 뒤 3분기 87.2%,4분기 90.9%를 기록했다. 월별로 보면 올해 1월에는 94.5%까지 치솟기도 했다.

가계의 변동금리 대출 비중이 높아진 것은 한은이 기준금리를 지난해 10월부터 올 2월까지 2.25%포인트 내리면서 변동금리 대출의 기준이 되는 3개월짜리 양도성예금증서(CD)금리가 이 기간 중 연 5.96%에서 연 2.43%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우리은행의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지난해 10월 연 6.72~8.02%에서 이번 주 연 4.81~5.43%로 낮아졌다. 3년 고정형 대출금리도 연 8.58~9.68%에서 연 6.52~7.24%로 낮아졌지만 변동형에 비해선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은행들은 그러나 신규 대출금리를 책정할 때 CD금리에 2~3%포인트대의 가산금리를 더하고 이 때문에 CD금리가 지난해 10월처럼 연 6%까지 상승할 경우 변동형 대출금리는 연 9%대까지 치솟을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선 고정형에 비해 금리가 더 높아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

향후 경기가 회복될 경우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어 앞으로 주택대출을 받을 때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란 지적이 많다. 서춘수 신한은행 강남PB센터장은 "향후 금리 인상을 염두에 둔다면 주택금융공사의 보금자리론을 이용하는 것을 고려해 볼 만하다"고 추천했다. 주택금융공사의 장기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상품인 보금자리론의 금리는 지난 15일부터 0.5%포인트 인하돼 대출기간별로 연 5.90~6.35%가 적용된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