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금융 컨퍼런스] 폴 크루그먼 "경제위기 회복 상당한 시간 걸릴 것"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중앙은행 직접적인 관여로 금리 안정화 긍정적
2008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이 “현 경제위기가 너무 빨리 회복된다면 10년 뒤 다시 엄청난 위기가 닥칠 수 있다”고 말했다.
폴 크루그먼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는 한경미디어그룹이 한국경제TV 창사 10주년을 맞아 18~19일 양일간 서울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개최한 ‘세계 경제금융 컨퍼런스’에서 ‘신용위기와 세계경제-교훈과 세계 금융시장의 재건’을 주제로 발표한 기조연설에서 “최악의 국면은 지났지만 완전한 회복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지금 상황은 환자가 중환자실에서 나오긴 했지만 회복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는 상태”라며 “가장 두려운 것은 너무 빠른 회복으로 인해 사람들이 다시 이 같은 위기가 닥칠 수 있다는 것을 잊게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크루그먼은 “1998년 당시 아시아 외환위기는 지금의 리허설과 마찬가지였다”며 “이 같은 상황이 다시 일어날 지도 모른다는 것을 아무도 지적하지 않았다는 것을 믿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앨런 그린스펀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 등 당시의 금융당국자들이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도 모른 채 자신 있게 대처했다”며 “이로 인해 사람들이 위기를 느끼지 못했고 이로 인해 위기가 촉발됐다”고 비판했다.
다만 현재의 경제위기가 1930년대 대공황 수준을 완전히 답습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크루그먼은 “다른 전문가처럼 낙관적인 전망을 갖고 있지는 않다”면서도 “최악의 금융위기 국면은 지나갔다”고 말했다. 그는 스프레드(금리차), 리보(영국 은행 간 대출금리·LIBOR)금리 안정화를 긍정적인 신호로 읽었다.
금융위기에 대해서는 “각국의 안정화 정책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전통적인 통화정책으로는 한계에 도달했다”고 판단했다.
또 “이번 위기로 미 연준(FRB)외에도 일본, 영국 등 각국 중앙은행이 직접 관여해 금리를 내리고 있다”며 “스프레드가 낮아지는 것은 좋은 신호로, 실제로 신용 문제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언제 안정화를 지나서 실질적인 회복으로 돌아설 것인가’에 대해서는 “답을 찾기 어려운 일”이라며 즉각적인 의견을 내지 않았다. 그는 다만 “세계 경제에서 금융시스템과 일반 가정을 막론하고 대규모의 과다 차입 및 부채가 있었다”며 “아마도 상당히 긴 과정을 거칠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진석 기자 gene@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