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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산칼럼] 신종플루와 新쇄국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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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화는 재앙' 그릇된 믿음 만연, 국제사회 지원 '파트너' 각인기회
    홍준형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감기보다 증세가 심하지 않다고 해 사람들은 안도했지만,신종플루의 확산이 심상치 않다. 일본의 감염자 수가 급증하자 세계보건기구(WHO)가 질병 경보 단계를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도는 가운데,감염자 수가 40개국 총 8500명을 넘어섰고 감염에 따른 사망자 수도 계속 늘고 있다. 세계는 불안하다. 우리가 사는 지구는 더 이상 목가적이지도 평화롭지도 않다. 불안하고 위험하다. 사람들은 종종 그 원인을 세계화에서 찾는다. 미국발 서브프라임모기지 금융위기의 충격과 멕시코발 신종플루의 확산은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세계화가 결국 인류의 재앙이 돼 버렸다고 탄식하게 만든다.

    세계화가 재앙이며 살아남기 위해서는 빗장을 닫아걸어야 한다는 것은 세계화에 대한 가장 보편화된 오해에 속한다. 사람들은 쉽사리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재난과 고통이 외부에서 비롯됐고 우리가 세계화라는 괴물에 접속돼 무방비 상태로 노출됐기 때문에 일을 당하게 된 것이라고 해석하는 경향이 있다. 아시아금융위기가 그랬고,사스가 그랬고,광우병이,그리고 금융위기 쓰나미가 그랬다. 이번에는 신종플루가 그 공포 시리즈에 추가됐다.

    그러나 세계화는 재앙이 아니다. 국지적 재난이 세계를 촘촘히 동시성으로 연결시켜 주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걷잡을 수 없이 퍼져나가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세계화를 재앙으로 볼 수는 없다. 1918년 1차 세계대전 중 수천만명의 목숨을 앗아 간 '스페인독감'을 두고 세계화에 책임을 돌리는 사람은 없었다. 재앙의 세계화 경향은 온 인류를 공포의 도가니에 몰아넣고 있지만,재앙이 세계화에서 오는 것은 아니다.

    세계화를 선택의 문제로 보는 것은 또 하나의 중대한 착각이다. 세계화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세계화라는 거대한 소용돌이로부터 안전한 피난처는 없다. 일시적으로 광우병 발생국가로부터 쇠고기 수입을 금지할 수는 있어도 쇠고기수입국 클럽에서 영구 탈퇴할 수는 없다. 전통 문화와 생활양식을 보존하고 현대적으로 승화시키는 것과 세계화로부터 단절을 택해 빗장을 닫아거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역사적으로 우리가 발전했던 시기는 쇄국보다는 개방을 택했던 시대였다.

    마음을 닫고 바깥 세계로부터 고립을 택해 세습 군사국가의 길을 내디딘 북한식 모델은 해답이 될 수 없다. 글로벌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맹목적인 보호주의는 안 된다고 외친 한국의 선택은 옳았다.

    우리의 깨달음은 분명하다. 세계화의 통문을 닫을 수 없다는 것이다. 세계화를 피할 수 없다면 세계화와 친해지고 세계화를 즐겨야 한다. 최근 멕시코 케이스는 최고의 산 교훈이다. 세계 각국이 신종플루로 패닉 상태에 빠진 멕시코로의 여객기 운항을 중단하고 입국 멕시코인들을 격리 조치하는 등 폐쇄의 길을 택했지만,우리 정부는 구호물품을 지원하고 멕시코의 자구노력을 격려했다. 숨을 돌리고 멕시코인들은 한국을 다시 보았다. 외교나 해외진출기업의 입장에서 그 같은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하려 했다면 성공여부는 차치하고라도,얼마나 많은 비용과 노력이 필요했을까. 한국과 한국기업은 이렇게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세계화 시대에 요구되는 파트너십이 어떠해야 하는가를 생생히 구현해 보였다. 재앙의 세계화는 지역과 국가,기업과 시민사회에 높은 수준의 책임과 실천을 요구한다. 우리는 그 요구에 응답함으로써 세계화의 쓰나미를 헤쳐 나갈 서핑보드를 얻는다.

    우리는 국제사회에서 그렇게 신뢰받는 신실한 파트너로 각인되고 싶다. 한때 사대륙 오대양을 누비던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은 역사의 뒤안길로 물러났지만 그가 내세운 세계경영의 철학은 계승자를 구한다. 지금 여기서 안으로 웅크릴 것이 아니라 자신을 더욱 더 열어젖히고 더욱 더 굳건히 글로벌 스탠더드로 전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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