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 상선 등 4척의 선박을 소말리아 해적의 위협에서 구해낸 청해부대 활약의 이면에는 국내 벤처기업의 IT 장비가 역할을 톡톡히 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안영상 전문 업체인 아이디폰은 지난해 청해부대에 무선 영상 전송장치인 '카이샷' 단말기 10대 가량과 송수신 장비를 납품했다고 19일 밝혔다.

기존 작전에서는 음성 통화만 가능한 무전기에 의존해야 했지만, 카이샷은 착용자의 헬맷에 장착돼 음성 및 영상은 물론 GPS 위치와 혈압, 심박수, 체온 등 착용자의 상태까지 알려준다.

전송 거리는 도심에서 5~10km인데, 이번 청해부대 작전에서는 장애물이 전혀 없는 해상에서 공중에 뜬 헬기가 전송했기 때문에 최대 63km까지 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청해부대 작전은 모두 위기에 처한 선박을 헬기가 출동해 몰아낸 것이다. 카이샷이 없는 상태라면 함대와 떨어진 헬기와 고속정 탑승자들이 음성으로만 교신하고 판단해야 했으나, 이번에는 함장이 직접 현지 상황을 보면서 구체적인 작전 지시가 가능했다.

또 주파수를 암호화해 적군이 역이용할 수 있는 가능성도 미리 차단했다.

아이디폰 관계자는 "긴박한 상황에서 일일이 음성으로 보고하지 않더라도 영상을 통해 작전 지시를 내릴 수 있다"면서 "예를 들어 적군의 수가 많아진 것으로 보이면 함포 사격을 한다든지, 투입된 특공대원들이 포위됐을 경우 지원군을 보내는 등 상황에 따라 요긴하게 쓰일 수 있다"고 말했다.

아이디폰은 이와 함께 카이샷을 활용한 저격수 통제기도 개발했으며, 청해부대는 2진에 이를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저격수 통제기는 다수의 저격수 조준경 화면을 지휘부에서 동시에 확인해 사격 타이밍을 맞추고 오발 가능성을 차단하는 데 이용된다. 지휘부는 10km 가량 떨어진 거리에서도 지시 가능하다.

한편 아이디폰은 2004년부터 미국 경찰에 차량용 DVR(디지털영상저장장치)을 납품하기 시작해 현재 미국 경찰의 60% 이상이 아이디폰 DVR을 사용 중이라고 밝혔다.

한경닷컴 박철응 기자 he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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