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융시장이 안정을 되찾으면서 자본력을 갖춘 골드만삭스와 JP모건체이스,모건스탠리 등 3개 대형 은행이 정부에 구제금융(TARP)을 상환키로 하고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에 공식 승인을 요청했다.

블룸버그통신은 18일 소식통을 인용,서둘러 구제금융 상환을 추진하겠다고 밝혀온 이들 은행이 공식 절차를 밟고 있다고 보도했다. 상환 규모는 JP모건이 250억달러,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가 각각 100억달러로 총 450억달러에 달한다. 이에 앞서 아메리칸익스프레스(아멕스)도 지난주 미 재부부와 FRB에 구제금융 상환 승인을 요청한 바 있다.

지금까지 10여개 중소형 은행들이 총 12억달러의 구제금융 자금을 상환했지만 대형 은행은 상환 사례가 없었다. 이처럼 대형 은행이 서둘러 구제금융 자금을 상환하려는 것은 경영진 연봉 제한 등 정부의 간섭을 피하고 공적자금 지원 기업이라는 나쁜 이미지에서 벗어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주가 상승에 따라 필요하면 시장에서 자본을 확충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자금 상환에 나선 이유로 꼽힌다. 골드만삭스 JP모건 아멕스는 정부의 스트레스 테스트(자본충실도 테스트) 결과 추가 자본 확충이 필요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건스탠리는 18억달러의 자본 확충 명령을 받았다. 모건스탠리는 이날 증시 지수를 산출하는 기업인 MSCI 지분 일부를 매각해 6억5000만달러를 조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투자은행 및 도매금융 중심으로 영업을 하는 스테이트 스트리트도 신주 발행을 통해 20억달러 자금을 조달했다. 보스턴에 본사를 둔 이 은행은 구제금융을 상환하기 위해 최소 5억달러의 채권도 발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 은행의 구제금융 상환에 대해 재무부는 감독당국인 FRB가 허락한다면 이를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이다. FRB는 해당 은행이 대출을 계속 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한 자본력을 갖췄는지 여부와 전체 금융시스템에 미치는 영향 등을 따져 상환 허용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파이낸셜타임스는 미 재무부와 FRB가 몇주안에 구제금융 상환 허용 리스트를 공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편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339억달러의 자본을 확충해야 하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지난 열흘동안 2억5000만주 이상의 신주 발행으로 30억~40억달러를 조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GM의 오토론을 담당했던 GMAC는 22일부터 회사 이름을 얼라이뱅크로 바꾸기로 했다. 파산 위기에 몰린 GM과 사실상 결별해 종합금융회사로서 활로를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아멕스는 전직원의 6%인 4000명을 감원키로 했다. 작년 10월 7000명을 줄인데 이어 추가로 구조조정에 나선 것이다. 경기침체 영향으로 신용카드 연체율이 높아지는데 따른 비용절감의 일환으로 보인다. 회사측은 이번 구조조정 노력으로 8억달러의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