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TV 두께는 얼마나 얇아지는 것일까. LG디스플레이가 500원짜리 동전 지름(26.5㎜)의 4분의 1도 안 되는 5.9㎜ 두께의 LED(발광다이오드) TV 패널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빛의 경로를 바꾸는 역할을 하는 도광판의 두께를 기존 제품의 절반 이하로 줄이는 'LGS(Light Guide Sheet) 기술' 덕분이다.

2007년 9월 일본 샤프가 20㎜짜리 제품을 내놓아 세상을 놀라게 했던 일이 엊그제 같은데 그때와는 완전히 다른 제품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LG측이 19일 공개한 제품은 지금까지 개발된 LED TV용 패널 중 가장 두께가 얇다. 지금까지의 기록은 삼성전자가 보유하고 있던 6.5㎜.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LG가 만든 LED TV의 화질은 업계 평균 이상이었지만 두께가 두꺼워 투박한 느낌을 줬다"며 "이번에 개발한 패널이 상용화되면 LG의 두께 콤플렉스가 상당부분 해소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패널의 무게도 줄어들었다. 42인치와 47인치 패널이 각각 6.1㎏과 7.3㎏으로 같은 크기의 나무 액자보다 가볍다. 형광등의 일종인 냉음극형광램프(CCFL)를 광원(光源)으로 썼던 기존 제품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의 무게에 불과하다.

외관이 날씬해졌음에도 불구,성능은 기존의 양산 제품과 똑같다. 가로 1920,세로 1080 화소로 이뤄진 풀HD(초고화질) 화면을 통해 120헤르츠(㎐ · 1초에 120장 화면 구현)의 영상을 보여준다.

이 제품에는 LED 등을 패널 테두리에만 부착하는 에지방식이 적용됐다. LED 등을 패널 뒷면 전체에 붙이는 직하방식으로는 두께를 줄이는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직하방식은 보다 많은 LED 등을 쓰기 때문에 화질 면에서 우위를 보이지만 두께를 줄이기 힘들고 제조 원가가 많이 든다는 단점이 있다. 그동안 LG디스플레이의 주 거래처인 LG전자는 직하,경쟁업체인 삼성전자는 에지 방식 제품을 선보였었다.

정인재 LG디스플레이 부사장은 "화질에 중점을 둔 직하 패널뿐 아니라 디자인을 강조한 에지 패널 분야에서도 앞선 기술력을 갖추게 됐다"며 "에지와 직하 제품을 모두 만들어 소비자들이 마음에 드는 방식을 고를 수 있도록 한다는 게 LG의 LED TV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LG디스플레이가 내놓은 LED TV용 패널은 광원으로 LED 등을 사용한 반제품 LCD(액정표시장치) TV다. 패널에 전원장치 등을 부착해야 완제품 TV가 된다. 완제품은 빠르면 연말께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