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이 주요 계열사들이 생산하는 제품의 디자인 컨셉트를 '에코(환경)'로 정했다.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 제품의 수요가 늘고 있다는 점을 감안,기능뿐 아니라 디자인에도 환경친화적인 요소를 가미하기로 했다는 설명이다. LG전자,LG하우시스,LG생활건강 등 3개사로 구성된 LG디자인협의회는 19일 서울 양재동 LG전자 디자인 경영센터에서 열린 '디자인 경영 간담회'에서 구본무 회장에게 이 같은 내용의 중 · 장기 디자인 전략을 보고했다.

친환경 디자인이 적용된 제품의 대표적인 사례는 지난해 12월 LG생활건강이 내놓은 LED(발광 다이오드) 화장품 '오휘 루미아르떼 팩트'다. 화장품 케이스에 LED 등을 단 것이 이 제품의 특징이었다. 지난해 12월 초 한정판으로 출시한 이 제품은 한 달 만에 전체 생산물량 1만개가 모두 팔려나갔다. LED는 수은과 같은 유해물질을 배출하지 않는 환경친화적인 소재로 LCD(액정표시장치) TV의 광원(光源),조명 등으로 사용된다.

구 회장은 "글로벌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LG 계열사들이 선전하고 있는 요인 중 하나는 LG만의 차별화된 디자인이 적용된 제품들 덕"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임직원들에게 "디자인 끝마무리에 따라 제품의 품격이 확연히 달라진다"며 "장인정신을 바탕으로 디테일에 혼을 불어 넣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디자인 조직 운영과 관련된 지침도 나왔다. 구 회장은 "LG가 지속적으로 글로벌 시장의 디자인 트렌드를 선도하기 위해서는 디자인과 관련된 조직 구조를 개방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자율'과 '창의'가 분출되는 조직을 만들기 위해서는 외부의 시각과 자원을 적절히 활용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디자인 경영간담회는 매년 한 번씩 열린다. 계열사들의 디자인 성과를 점검하고 향후 디자인 전략을 확정하는 게 행사의 목적이다. 구 회장은 '디자인 경영'을 선포한 2006년부터 매년 행사에 참가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구 회장의 디자인 경영이 4년째로 접어들면서 가시적인 성과들이 나타나고 있다"며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레드닷,iF 등 주요 글로벌 디자인 대회에서 210건의 수상작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날 행사에는 구 회장,강유식 ㈜LG 부회장,구본준 상사 부회장,남용 전자 부회장,김반석 화학 부회장,권영수 디스플레이 사장 등 LG 최고경영진과 디자인 부문 최고책임자 20여명이 참석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