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미국의 유명 감독이자 배우인 우디 앨런(73)이 의류업체 아메리칸어패럴을 상대로 제기한 광고관련 명예훼손 소송을 500만달러(약 62억원)의 합의금을 받고 취하하기로 했다.

18일 AP통신에 따르면 앨런은 할리우드와 뉴욕의 광고판 그리고 웹사이트 등에 자신의 이미지를 무단으로 게재한 아메리칸어패럴에 1000만달러를 배상하라는 소송을 냈다가 이날 뉴욕 맨해튼의 연방법원에서 심리가 시작되기 전 이같은 합의 결과를 발표했다.앨런은 “이번 소송 결과로 아메리칸어패럴이나 다른 어떤 사람도 내 이미지를 도용하는 일이 없길 바란다”고 밝혔다.앨런의 변호사도 합의금 500만달러는 뉴욕주 사생활 보호법에 따라 지급된 최고 액수라고 말했다.아메리칸어패럴의 도브 차니 최장은 “이번 합의는 보험사가 내린 결정”이라며 “하지만 이번 광고로 앨런의 명예를 훼손시킬 의도는 결코 없었다”고 밝혔다.

앞서 아메리칸어패럴은 앨런의 영화 ‘애니홀’의 한 장면을 이용해 앨런을 랍비로 묘사한 광고를 게재했었다.이 광고는 앨런을 긴 턱수염을 기르고 검은색 유대 옷을 입었으며 곱슬거리는 옆머리를 기른 유대교 랍비로 묘사했다.이에 앨런은 법원에 제출한 소장에서 “자신이 미국 영화사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중 한명으로 성공한 것은 엄격하게 이미지를 관리한데 있다”며 1000만달러의 손배배상을 요구했다.미국에서 1960년대 이후 상업 광고를 찍은 적이 없는 앨런은 아메리칸어패럴의 이같은 인종차별적 광고는 앨런의 이미지를 상업적으로 이용한 명백한 악용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아메리칸어패럴측은 “겨우 1주일간의 광고에 1000만달러는 지나치다”며 “이미 앨런이 성추문으로 이미지를 깎아내렸으므로 훼손할 명예가 없다”고 반박했었다.

한편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아메리칸어패럴은 이날 1분기 900억달러의 손실을 냈다고 발표했다.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한때 약 20% 하락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