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설계 전문가들은 소비 습관을 개선하고 부부 간에 재무 정보를 서로 공유하는 것을 성공적인 재테크를 위한 첫 번째 조건으로 꼽았다. 다양한 고객을 상대로 오랜 기간 재무 상담을 해 본 결과 이 두 가지가 잘 안 돼 재산 형성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았다는 설명이다.

라의형 포도재무설계 대표는 "대부분의 가정이 소비 습관에서부터 문제를 안고 있다"며 "특히 20~30대는 불필요한 지출이 많고 대출받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 경우도 있어 놀랄 때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부부가 맞벌이를 해 월 700만~800만원의 소득을 올리면서 저축을 거의 못하는 가정도 많다"며 "부부 중 한 사람 또는 두 사람 모두가 소비 성향이 높은 게 원인인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부부가 재산에 관한 정보를 공유하는 것도 중요하다. 올해 38세인 한 남성은 부부가 모두 교사로 근무하면서 한 달에 650만원을 버는 등 겉으로 보기에는 별 문제가 없는 가장이었다. 그러나 아내 몰래 대출을 받아 주식에 투자했다가 6000만원이 넘는 손실을 냈고 이를 숨기고 있다가 뒤늦게 아내에게 들켜 이혼 위기에까지 내몰렸다. 이 남성을 상담한 재무설계사(FP)는 "배우자와 함께 와서 상담을 받으라고 했더니 굳이 혼자 오겠다고 고집을 부리던 고객"이라며 "재무설계 이전에 부부 간의 신뢰를 회복하는 게 급선무였던 경우"라고 전했다.
임계희 파이낸피아 대표는 "결혼 초기부터 부부가 소득과 지출을 공유하고 힘을 합쳐 재산을 형성해 간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