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구장의 부활] 큐 잡는 직장인 '쑥쑥'…은퇴 후 창업으로 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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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젊은이나 직장인들이 모이는 서울 신촌이나 대학로를 걷다 보면 반가운 간판을 만나게 된다. PC방,노래방에 밀리고 '바다이야기' 등 성인오락실의 범람으로 쇠락의 길을 걷던 당구장들이 불황 속에 복고바람을 타고 하나둘씩 다시 늘어나고 있다.
기존 당구장이 담배연기 자욱한 허름한 분위기였다면 최근 문을 연 당구장은 카페를 연상시키는 고급스러운 시설이 많아 여성으로까지 고객층이 확대되고 있다. 특히 당구장 운영은 큰 기술이 없어 은퇴 후 창업 아이템으로도 각광받고 있다.
◆전국에서 하루 10개씩 늘어나
1970~80년대 대학생활을 했던 30~50대가 당구장 출입을 끊었다가 다시 큐를 잡는 경우가 늘고 있고,PC방,노래방으로 향하던 20대도 당구에 입문,당구 인구가 증가하면서 당구장 숫자도 크게 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1999년 2만8300개에 달했던 전국 당구장 숫자는 2003년 1만4900여개로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가 2007년 1만9500여개,지난해에는 3000여개가 새로 문을 열어 2만2500여개로 늘었다.
당구장 부활은 경기침체 영향이 크다는 게 관련 업계의 분석이다. 주머니가 얇아진 직장인들이 비용을 줄이면서도 함께 즐길 수 있는 당구장을 찾고 있다는 것.그동안 당구장 하면 자욱한 담배연기와 청소년 탈선장소 등 부정적 이미지가 컸지만 최근 건전한 스포츠라는 인식이 확산되고,쾌적하고 세련된 인테리어로 탈바꿈한 업소들이 생겨나면서 인기도 높아지고 있다.
일주일에 한두 차례 당구장을 찾는 직장인 이기철씨(32)는 "친구나 회사 동료들끼리 가볍게 술 한잔하고 당구를 한두 게임 치면 자리를 옮겨가며 술 마시는 것보다 비용이 적게 들어 좋다"고 말했다. 당구장 이용료는 10분당 1500~2000원으로 네 명이 두 시간을 보내도 2만원 안팎이면 된다.
◆한 달 내내 영업 가능한 상권이 최고
당구장의 고급화 · 대형화로 수익성이 좋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은퇴 후 창업 아이템으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최근 대도시에 새로 개업한 당구장들은 손님이 편안하게 시간을 보내도록 푹신한 소파와 컴퓨터,다트 등을 갖췄고 담배연기가 잘 빠지도록 환기 시설을 대폭 개선했다. 예전과 달리 테이블과 바를 설치해 맥주,칵테일 등을 마시면서 당구를 칠 수 있는 카페형 당구장도 생겨났다.
당구장 창업 비용은 집기시설비,인테리어 비용 등이 대부분이다. 198㎡(60평형) 점포를 기준으로 냉 · 난방기 및 가구 등 시설투자비 1000만원,당구대 6대 1500만원(A급),인테리어 2500만원 등으로 5000만원 선에서 창업이 가능하다. 점포 임대비는 별도다. 당구대 등 집기를 중고로 구입하면 창업 비용을 더 낮출 수 있다.
당구장은 특히 상권에 민감한 업종이다. 휴일 없이 한 달 30일 내내 영업이 가능한 상권을 선택하는 게 좋다. 사무실 밀집 지역은 성인 남성들의 접근이 쉽다는 점에서 강점이 있지만 주말 매출이 거의 없다는 게 단점이다. 대학가도 학기 중에는 영업이 활발하지만 방학이 되면 매출이 뚝 떨어진다. 이런 점을 고려해 휴일 없이 영업할 수 있는 종합 상권이 최선이다.
또한 최근 당구장 인기바람을 타고 수요에 비해 점포 증가 속도가 빠르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서울 대학로에서 한 달 전 아트당구클럽을 연 도기철 사장은 "큰 돈은 못 벌지만 생계를 유지할 정도는 된다"며 "당구장이 잘 된다는 소문이 나면서 신규 점포가 급증하고 있는 만큼 주변에 경쟁업소가 있는지를 철저하게 조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인한 기자 yanus@hankyung.com
◆도움말=최재봉 연합창업컨설팅 소장
기존 당구장이 담배연기 자욱한 허름한 분위기였다면 최근 문을 연 당구장은 카페를 연상시키는 고급스러운 시설이 많아 여성으로까지 고객층이 확대되고 있다. 특히 당구장 운영은 큰 기술이 없어 은퇴 후 창업 아이템으로도 각광받고 있다.
◆전국에서 하루 10개씩 늘어나
1970~80년대 대학생활을 했던 30~50대가 당구장 출입을 끊었다가 다시 큐를 잡는 경우가 늘고 있고,PC방,노래방으로 향하던 20대도 당구에 입문,당구 인구가 증가하면서 당구장 숫자도 크게 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1999년 2만8300개에 달했던 전국 당구장 숫자는 2003년 1만4900여개로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가 2007년 1만9500여개,지난해에는 3000여개가 새로 문을 열어 2만2500여개로 늘었다.
당구장 부활은 경기침체 영향이 크다는 게 관련 업계의 분석이다. 주머니가 얇아진 직장인들이 비용을 줄이면서도 함께 즐길 수 있는 당구장을 찾고 있다는 것.그동안 당구장 하면 자욱한 담배연기와 청소년 탈선장소 등 부정적 이미지가 컸지만 최근 건전한 스포츠라는 인식이 확산되고,쾌적하고 세련된 인테리어로 탈바꿈한 업소들이 생겨나면서 인기도 높아지고 있다.
일주일에 한두 차례 당구장을 찾는 직장인 이기철씨(32)는 "친구나 회사 동료들끼리 가볍게 술 한잔하고 당구를 한두 게임 치면 자리를 옮겨가며 술 마시는 것보다 비용이 적게 들어 좋다"고 말했다. 당구장 이용료는 10분당 1500~2000원으로 네 명이 두 시간을 보내도 2만원 안팎이면 된다.
◆한 달 내내 영업 가능한 상권이 최고
당구장의 고급화 · 대형화로 수익성이 좋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은퇴 후 창업 아이템으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최근 대도시에 새로 개업한 당구장들은 손님이 편안하게 시간을 보내도록 푹신한 소파와 컴퓨터,다트 등을 갖췄고 담배연기가 잘 빠지도록 환기 시설을 대폭 개선했다. 예전과 달리 테이블과 바를 설치해 맥주,칵테일 등을 마시면서 당구를 칠 수 있는 카페형 당구장도 생겨났다.
당구장 창업 비용은 집기시설비,인테리어 비용 등이 대부분이다. 198㎡(60평형) 점포를 기준으로 냉 · 난방기 및 가구 등 시설투자비 1000만원,당구대 6대 1500만원(A급),인테리어 2500만원 등으로 5000만원 선에서 창업이 가능하다. 점포 임대비는 별도다. 당구대 등 집기를 중고로 구입하면 창업 비용을 더 낮출 수 있다.
당구장은 특히 상권에 민감한 업종이다. 휴일 없이 한 달 30일 내내 영업이 가능한 상권을 선택하는 게 좋다. 사무실 밀집 지역은 성인 남성들의 접근이 쉽다는 점에서 강점이 있지만 주말 매출이 거의 없다는 게 단점이다. 대학가도 학기 중에는 영업이 활발하지만 방학이 되면 매출이 뚝 떨어진다. 이런 점을 고려해 휴일 없이 영업할 수 있는 종합 상권이 최선이다.
또한 최근 당구장 인기바람을 타고 수요에 비해 점포 증가 속도가 빠르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서울 대학로에서 한 달 전 아트당구클럽을 연 도기철 사장은 "큰 돈은 못 벌지만 생계를 유지할 정도는 된다"며 "당구장이 잘 된다는 소문이 나면서 신규 점포가 급증하고 있는 만큼 주변에 경쟁업소가 있는지를 철저하게 조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인한 기자 yanus@hankyung.com
◆도움말=최재봉 연합창업컨설팅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