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환율 변동에 관한 다음의 설명 중 가장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환율이 1달러당 1000원에서 1100원으로 올랐다면 이것은 달러화에 비해 원화 가치가 상대적으로 하락한 것을 의미한다.
②비교역재(non-tradable goods)가 많을수록 구매력 평가에 의한 환율 결정이 현실의 환율 변화를 잘 설명할 수 있다.
③구매력 평가에서는 각 국가의 물가 수준이 고려된다..
④금본위제도와 브레튼우즈 체제는 고정환율제도의 대표적인 예이다.
⑤사람들의 기대심리 때문에 환율이 변동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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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포털 검색어 통계에서 최근 들어 1,2위를 다투는 주제어가 바로 환율이다. 환율이 급등과 급락을 반복하면서 우리 경제 모든 분야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는 사실을 잘 보여주고 있다. 세계화된 경제에서 환율만큼 실생활과 직결된 가격 변수도 그다지 많지는 않다. 환율은 한 나라 경제의 총체적 역량을 반영하지만 동시에 수출입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모든 나라 정부들이 직간접적으로 환율을 적정 수준에서 관리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 수단을 동원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환율 변화를 설명하는 가장 간단한 이론이 구매력 평가설이다. 운송비가 전혀 들지 않은 경우라면 지구상의 어느 어느 곳에서라도 같은 재화의 가격은 일치해야 한다는 원칙을 일물일가의 법칙(Law of one price)이라고 한다. 두 나라 사이의 환율은 이러한 일물일가의 법칙이 성립되도록 결정된다는 이론을 구매력 평가설(purchasing power parity:PPP)이라고 한다.

흔히 구매력 평가설을 설명할 때 맥도날드에서 파는 빅맥 햄버거 가격을 나라별로 조사해 발표하는 빅맥지수를 예로 든다. 두 나라 햄버거 가격이 같다는 원칙에 따라 각국의 햄버거 가격을 비교해보면 각 나라 환율의 적정성 여부를 알 수 있다. 구매력평가설은 장기간에 걸친 환율의 변화를 설명하는 데는 도움이 된다. 그러나 모든 경우를 설명하진 못한다. 가령 목욕탕이나 이발소와 같은 서비스 상품들은 교역 대상이 될 수 없기 때문에 일물일가의 법칙이 적용되지 않는다.

물론 교역재라 하더라도 비슷한 재화와 서비스가 각국에서 얼마든지 다른 가격으로 거래될 수 있다. 국제 무역에는 시간이 소요될 뿐만 아니라 일정한 거래 비용이 수반되고,또 소비자의 취향도 나라별로 다양해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삼겹살은 한국인이 주로 많이 먹기 때문에 환율과 관계없이 한국에선 외국에 비해 비쌀 수밖에 없다.

환율은 각국의 금리 수준에 따라 변동하기도 한다. 자본이동이 자유롭다면 당연히 금리가 높은 곳으로 자금이 흐른다. 수출비중이 높은 나라는 대체로 고환율을 선호한다. 그러나 국제수지 흑자가 쌓이면 환율은 다시 떨어지고 그렇게 되면 국제수지는 다시 균형으로 돌아간다. 이를 환율의 자동조절기능이라고 부른다. 변동 환율제의 장점이다.

보기 ②의 비교역재는 구매력 평가와는 전혀 관계가 없는 상품이므로 현실의 환율변화를 설명할 수는 없다. 보기 ③의 구매력 평가에서 각국의 물가 수준이 고려된다는 것은 맞는 말이다. 정답 ②


오춘호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ohc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