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요타가 미국에서 판매되는 22개 자동차 브랜드 가운데 최고의 평균 연비를 기록했다. 오는 2016년부터 35.5mpg(갤런당 마일,15.1㎞/ℓ)로 강화되는 미국 연비 규제를 미리 대비한 결과다.

20일 미국 교통부에 따르면 도요타가 지난해 미국에 수출한 전체 승용차의 평균 연비가 38.1mpg(16.2㎞/ℓ)로 집계됐다. GM(31.3mpg),포드(31.1mpg),크라이슬러(28.3mpg) 등 '빅3'는 물론 경쟁사인 혼다(35.2mpg),기아자동차(33.7mpg),현대자동차(33.2mpg),폭스바겐(30.2mpg) 등을 크게 상회했다. 평균 연비는 각 차량 연비를 전체 판매대수로 가중평균한 수치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라브4,픽업트럭 툰드라 등 경트럭의 평균 연비 역시 25.8mpg(11.0㎞/ℓ)로,현행 기준인 23.1mpg(9.8㎞/ℓ)를 크게 웃돌았다.

도요타의 승용차 평균 연비는 2016년의 39mpg(16.6㎞/ℓ) 기준에도 이미 근접한 수준이다. 최근 들어 하이브리드카 프리우스와 코롤라 등 소형차 판매비중을 집중적으로 높인 덕분이란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기계산업팀장은 "도요타는 고급 브랜드인 렉서스를 대량 판매하면서도 하이브리드카 판매를 늘려 평균 연비를 높이는 전략을 구사해 왔다"며 "미국 연비규제 강화에 가장 준비돼 있는 업체가 도요타"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도요타는 미국 정부가 연비기준을 맞추지 못한 업체들을 대상으로 1983년부터 부과해온 벌금을 단 한 차례도 내지 않았다.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 유럽의 고급차 브랜드들이 벌금을 납부해온 단골 업체들이며,작년에만 벤츠(2894만달러) 폭스바겐(450만달러) 포르쉐(123만달러) 페라리(112만달러) 마세라티(120만달러) 등이 벌금을 냈다.

도요타 미국법인의 짐 렌츠 사장은 이날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연비규제 강화로 도요타가 승용차 부문에서 더욱 우위에 서게 됐다"며 "다만 경트럭 분야에선 연비 개선 노력을 더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